[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첫 우승이라 아직 믿기지 않는다. 팀원에게 고맙다.”

프로 데뷔 5년 차다. 누구보다 ‘우승’ 간절함이 컸지만 인연이 없었다. 비록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은 아니지만 마침내 ‘무관의 한(恨)’을 풀었다. ‘모건’ 박루한(23·OK저축은행 브리온) 얘기다. 박루한은 “내년 브리온에 ‘기대’해도 된다는 것을 알려준 것 같다”며 데뷔 첫 우승을 자축했다. 더욱이 박루한은 이번 대회 결승 MVP도 차지했다.

박루한과 소속팀 브리온은 8일 서울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2024 LoL KeSPA Cup(케스파 컵)’ 결승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모건’은 데뷔 첫 우승, 브리온은 창단 첫 우승이다.

의미가 크다. 사실 브리온은 올해 LCK 스프링·서머 모두 ‘꼴찌’였다. 리그 내 최약체로 꼽혔다. 내년시즌을 앞두고 독하게 마음 먹었다. 대대적인 리빌딩을 단행했다. ‘모건’을 중심으로 베테랑 ‘클로저’ 이주현과 함께 올시즌 2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함박’ 함유진, ‘하이프’ 변정현을 영입했다. 곧바로 ‘케스파 컵 우승’ 성과를 보이며 내년시즌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야말로 ‘꼴찌 탈출’ 예고다.

데뷔 첫 우승컵을 품은 박루한은 “프로 생활을 돌아보면 우승한 적이 없다. 처음 하니깐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 좋은 것보다는 오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안고 끝까지 잘해준 팀원에게 고맙다”고 ‘우승’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이 우승하는 장면은 안 본다. 그런데 막상 (우승)하게 되니 너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우승했구나,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이 크다”며 “아직은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우승까지 온 과정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확실히 달라진 브리온이다. 사령탑 최우범 감독은 ‘경기 스타일의 변화’를 꼽았다. 최 감독은 “가장 큰 변화는 경기 스타일이다. 교전을 피하지 않는 팀이 된 것 같다.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박루한은 내년시즌 브리온에 대한 ‘기대’를 외쳤다. 올시즌 ‘최하위’를 못 벗어났지만 2025년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잘한 것 같아 다행이다”며 “이번 케스파 컵 우승이 팬들에게 ‘내년 브리온을 기대해도 된다’고 알려준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꼴찌’에서 ‘우승’까지 극과 극을 보여준 브리온. 여기에 새 가능성도 확인했다. 내년 브리온이 어디까지 진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