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무주공산이다. 양석환(34) 강승호(31) 정도를 제외하면 누구든 주인이 될 수 있다. ‘국대 베어스’로 시대를 풍미한 두산이 내야 재편을 가속한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두산 이승엽 감독은 “1차 캠프에는 야수 21명을 명단에 포함했다. 젊은 선수들을 좀 많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의지나 양석환, 김재환, 정수빈 등 베테랑은 코치진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캠프를 이원화한 SSG처럼 베테랑들은 별도로 캠프를 꾸려도 될 정도. 때문에 이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은 ‘현재가 돼야 할 기대주’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수석코치로 새시즌을 준비 중인 고토 고지 코치는 “내야수들에게는 엄청난 경쟁의 장이 열릴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1루수 양석환을 제외하면, 사실상 ‘주전’이라고 못박기 어려운 상황. 고토 코치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가 내야의 주인이 될 것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기점으로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로 1, 2루수로 뛰던 강승호가 허경민의 빈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수비 잘하는 선수’로 보기는 어렵지만, 장타력을 보유했으므로 핫코너를 지키는 쪽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고토 코치는 “풋워크를 보면 3루수나 유격수 움직임이다. 오른쪽 내야수로도 많이 출전했는데, 움직임은 여전히 왼쪽 내야수”라며 껄껄 웃었다.

유력한 후보이지 확정은 아니라는 게 두산 관계자들의 전언. 이 감독조차 “누가 맡을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경민이가 팀을 떠난 뒤 눈빛이 달라지는 선수가 보이더라. 조금만 노력하면, 1군 주전으로 올라설 기회가 열린 것 아닌가. 안정적인 3루수 한 명을 잃었지만, 가능성 있는 야수들이 많아서 희망을 얘기하게 된다”고 미소지었다.

우선 지난해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에 도루 16개를 기록한 이유찬도 유력한 주전 후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 타격은 좀 처지지만, 글러브 핸들링이 좋은 박계범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이 둘은 ‘군필 내야수’여서 안정감면에서 반발 앞서있다.

‘훈련광’으로 알려진 박지훈, 재활 중인 박준영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젊은피’ 오명진과 여동건, 임종성에게도 기회는 열려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뽑은 박준순도 시드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이 감독은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기회를 잡느냐 못잡느냐는 전적으로 선수 몫”이라고 강조했다.

고토 코치는 “가능성있는 선수를 붙박이로 세워 기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두산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자가 주전을 꿰차는 팀”이라는 말로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포스트 김재호 허경민’을 향한 젊은 곰들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