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삶에서 배움은 끝이 없다고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외국어는 젊을 때보다 더디게 익혀지고, 익숙한 언어 환경 속에서 살아온 이들에게 낯선 문장을 직접 구사하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다.

하지만 이 같은 편견을 단숨에 깨버린 이들이 있다. 오는 5일 첫 방송되는 JTBC 예능 ‘샬라샬라’는 배우 성동일, 김광규, 엄기준, 장혁, 신승환이 영국에서 직접 어학연수를 하며 겪는 리얼 성장 스토리를 담는다.

이미 연기 경력 도합 100년이 넘는 이들은 수많은 배역을 소화해온 베테랑이지만, 이번만큼은 대본 없이 ‘진짜 학생’이 되어 교실로 돌아간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실제 어학원에 등록해 정식 수업을 듣고, 직접 생활하며 영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 단순한 여행 예능이 아니라, 자신을 시험하고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핵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정승일PD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상암 호텔에서 3일 오후 열린 ‘샬라샬라’ 제작발표회에서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다섯 명의 중년 배우들이, 더 늦기 전에 어학연수를 떠나는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출연자들의 나이대를 보면 알겠지만, 요즘의 학생들이 받는 영어 교육과는 거리가 먼 시대에서 교육을 받은 분들이다. 이런 분들을 지켜보는 게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출연진이 선택한 도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어학연수를 떠난 그들은 낯선 환경 속에서 룸메이트를 정하고, 어학원에서 매일 수업을 듣고, 스스로 생활을 해결해야 한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상적인 일조차도 영어로 해결해야 하는 환경이다.

이들은 특유의 근면 성실함과 끈기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했다. 밥도 거르고, 잠도 줄여가며 단어를 외우고, 학창 시절보다 더 열정적으로 교재를 파고들었다.

성동일은 “저희 애들 준이, 빈이는 아빠가 단어 4개로 대화한다는 걸 안다. 기획안이 왔을 때 망설임 없었다. 김광규 씨나 저희 때는 영어를 중학교 때 ABCD부터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 못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들어갈 때 그 이야기를 했다. 하버드 옥스포드 대학 나온 사람이 한국어 아는 것보다 내가 영어 더 많이 안다고. 영어 모르는 게 부끄럽지 않다는 자세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또 “김광규 씨나 신승환 씨는 목숨 걸고 공부하더라. 저랑 엄기준 씨는 그렇게 필요성을 못 느꼈다. 우리 아이들도 이 방송을 보면 좋겠다. 불편한 게 있으면 알아서 공부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광규는 “자라면서 영어가 영국 언어라는 걸 알고 영국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가서 부딪혀보자’ ‘트라우마 한 번 극복해보자’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광규는 해외 진출에 대해 “할리우드에 막연히 언젠가 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꼭 가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윤아 PD는 “영어로 소통이 되지 않는 모습에 대한 재미도 있다. 저희도 영어 실력이 기초적이다 보니 마지막에 졸업 연설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하실 때 연습을 열심히 해내셔서 말씀하셨다 그때 선생님분들도 눈물바다였다. ‘나도 한번 도전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주는 것이 관전 요소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