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불펜 키포인트다.”

한 달 사이에 ‘염갈량’ 염경엽(57) 감독 시선이 완전히 변했다. 그만큼 좋은 모습이 보인다는 의미다. 주인공은 정우영(26)이다. ‘광속 사이드암’ 시절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정우영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2025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두 차례 불펜피칭도 했다. 1월27일 15개 던졌다. 이때는 데이터 측정을 하지는 않았다.

1월31일 두 번째 불펜피칭에서도 총 15개 뿌렸다. 투심 13개, 커브 2개. 투심은 최고 시속 142.8㎞가 나왔다. 평균으로는 시속 140.1㎞다.

구단은 “제구가 안정됐다. 팔 높이가 지난시즌 보다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한때 시속 157㎞까지 던진 선수다. ‘잃어버린 2년’을 되찾아야 한다. 2019년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2년까지 LG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문제는 이후다. 2023년 크게 추락했다. 슬라이드 스텝에 손을 댔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특히 구속이 확 떨어졌다. 2024시즌에는 더 흔들렸다. 그사이 연봉은 4억원에서 1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8일 신년인사회 당시 염경엽 감독은 불펜에서 부활해야 할 선수로 백승현, 박명근 등을 들었다. 정우영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뭔가 사령탑 시선 밖으로 밀린 모양새다.

그사이 정우영은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스로 날아가 6주간 훈련했다. 그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듯하다. 염경엽 감독의 눈에도 ‘다시’ 들었다. “올시즌 우리 불펜의 키포인트 중 한 명”이라며 “비시즌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어느 정도 내려놓은 듯하다. 단숨에 ‘가장 좋을 때’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이 점을 미리 가슴에 품고 훈련에 임했다.

그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을 찾고, 내 생각을 고치려고 갔다. 트레드에서도 내 2년을 너무 안타깝게 보더라. ‘조급하게 하지 말자’고 했다. 시즌 치르면서 고치려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훈련하며 시속 92마일(약 148㎞)까지 나왔다. ‘부활’ 조짐이다. “좋았을 때로 조금씩 돌아간다는 마음이다. 내 구위와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찾는 것이 첫 번째”라고 힘줘 말했다.

2025시즌 LG 불펜의 테마는 ‘버티기’다. 전반기가 특히 그렇다. 정우영의 힘이 필요하다. 당장 시속 157㎞ 강속구를 뿌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핵심은 ‘잘 막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도 기대된다. LG의 2025시즌이 정우영에게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