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윤리의 경계서 물음표…14~15일 강북문화예술회관 강북소나무홀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창작오페라 ‘윙키’가 AI와 인간관계를 탐구하며, 한 가족의 비극적 사건을 통해 인간성과 기술의 불완전성을 조망한다.

디아뜨소사이어티 양수연 연출은 11일 서울 중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이 해석한 인간과 로봇 간 윤리적 경계와 책임의 문제를 풀이했다.

‘윙키’는 5개월 아기의 돌연사 이후 가정용 AI 로봇 ‘윙키’의 살해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개되는 미스터리 사건을 다룬다. 최근 AI가 일상에 침투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닥칠 위협을 경고한다.

작품은 김도영 작가의 대본에서 시작됐다. 양수연 연출은 “매우 흥미로운 점은, 우울증에 걸린 엄마가 ‘윙키’에게 종교가 있느냐고 묻자 ‘인간’이라고 답한다. ‘윙키’에겐 배움을 주고 이롭게 하는 ‘인간’이 종교라고 생각한 듯하다. 또 마리아의 젖을 물고 있는 예수는 마리아를 쳐다보지 않는데, ‘윙키’는 예수의 눈이 예쁘다고 한다. 그 눈은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을 향해 있다”면서 “엄마도 결국 처음 겪는 엄마라는 것. ‘윙키’의 얘기이지만, 불완전한 인간의 감정과 존재도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예술·문학은 그렇듯 단 하나의 답은 없다. 관객마다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려운 은유나 상징으로 채우기엔 한계가 있다. ‘윙키’는 정답을 찾기보다 각 주인공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수연 연출은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재료로 세상을 관찰한다. 없는 부분은 가족에게서 찾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엔 ‘가족’도 있지만, 결국 ‘결핍’을 얘기한다. 그는 “보모 역할을 해온 ‘윙키’가 각자의 부족함을 안고 있는 가족을 통해 결핍에 집착하면서 위협적 존재가 된다. 알고리즘에서 분리되는 순간, 마치 인간처럼 자율적 존재가 되면서 기술 발전의 두려움을 시사한다”고 했다.

공연장 로비엔 디지털 휴먼으로 제작된 ‘윙키’가 관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두 대의 모니터로 ‘윙키’와 인터렉션 대화가 가능하다. 양수연 연출은 “마치 아바타와 같아 공연 전부터 몰입 기술을 통한 작품 세계화와 예술에 융합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일상에 파고든 익숙한 AI이지만, 결코 가벼운 소재가 아니다. AI 로봇은 감정이 없기 때문. 하지만 알고리즘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자유로운 감정 표현을 가미해 관객과의 소통 폭을 넓혔다. 단, 눈물을 그렁대는 표정까지만 허락한다.

대신 반전을 위해 바리톤 이준서를 투입했다.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성학과 재학 중인 그는 한국성악콩쿠르 2위에 오르면서 차세대 성악가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양수연 연출은 “작품은 제한적인 표현 안에서 반전의 장치까지 담백하게 움직인다. 정답을 찾기보다 각 주인공 시점에서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완벽하지 않은 인간과 인간을 습득하는 AI의 허위성을 다룬 ‘윙키’는 오는 14~15일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 강북소나무홀에서 공연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