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어느덧 프로입단 10년이 됐다. 장타력을 갖춘 대형 내야수로 꼽혔지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다. 키움 내야수 김웅빈(29)이 애리조나 캠프 야수 MVP로 선정돼 올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 애리조나 메사로 전지훈련을 떠난 키움은 15일(한국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대만 가오슝으로 떠난다. 가오슝에서는 대판 프로야구팀과 8경기를 치르는 등 본격적인 실전훈련을 시작한다.
지난달 23일 애리조나로 떠났으니 3주를 꼬박 채웠다. 외국인 선수들도 문제없이 합류해 강점을 뽐내는 등 애리조나 캠프 분위기는 활기가 넘쳤다는 후문.

1차 캠프를 마친 키움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이 겨우내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일정을 계획대로 소화했다. 선수들과 코치진, 프런트 모두 고생했다”며 “대만 캠프에서는 평가전을 통해 시즌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의 마음을 가장 흡족하게 만든 선수가 김웅빈이다. 2015년 신인 2차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SK에 입단한 김웅빈은 1년 만에 2차드래프트를 통해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이적 후 2년 동안 77경기에 출전한 김웅빈은 군복무(국군체육부대) 이후 복귀해 내야 한자리를 꿰차는 꿰차는 듯했다. 2020년 73경기에서 8홈런 31타점 타율 0.275로 가능성을 보이는 듯했지만, 2021년 97경기에서 6홈런 35타점 타율 0.241로 주춤했다.

기회를 잃은 김웅빈은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결국 자리를 잡지 못했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 탓인지 선구안이 크게 흔들렸고, 맞히는 데 급급한 스윙으로 장기인 파워도 잃었다.
올해 캠프를 앞두고 절치부심한 그는 애리조나 캠프에서 MVP에 올랐다. 김웅빈은 “캠프에 오기 전부터 열심히 준비했는데, 노력한 것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데뷔시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은 일정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1차 캠프1차캠프 투수 MVP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입단한 손현기(20)에게 돌아갔다. 성장 중인 왼손 투수에게 더 없는 동기부여가 됐다. 손현기는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더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최약체’로 지명된 키움은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꼭 필요하다. 내야 핫코너 한자리를 책임져야 할 김웅빈과 마운드에 힘을 보탤 손현기가 성장하면, 홍 감독의 선택지도 넓어진다.

매년 ‘탱킹’ 논란을 겪지만, 종종겪지만 종종 깜짝 놀랄만한 성적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키움이 올해 어떤 영웅들의 서사를 써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