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박준범기자] 강원FC 신인 이지호(23)는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가고 있다.

이지호는 16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라운드 대구FC와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돕는 등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팀은 1-2로 패했다.

이지호는 최근 보기 드문 대졸 신인이다. 2002년생으로 이미 22세 이하(U-22) 룰에 해당하는 나이도 지났다. 그럼에도 동계 훈련 기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고,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데뷔전까지 이뤄냈다.

이지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15년 동안 꿈꿔온 순간이고 그 순간을 이렇게 이룬 것에 관해 스스로가 너무 감사하다. 다만 여기서 끝날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선수로 더 발돋움하고 싶다”라고 프로에서의 첫 경기를 돌아봤다.

이지호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43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절묘한 크로스로 가브리엘의 득점을 도왔다. 이지호는 “(대학과 프로가) 템포 차이가 크다고 하는데 아직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라며 “가장 큰 차이는 팬의 유무인 것 같다. 강원 팬이 멀리서 와주셨는데 결과를 얻지 못해 죄송하다. 다음 경기는 잘 준비해 원하는 결과를 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U-22 룰의 도입으로 K리그에는 대졸 신인이 흔치 않다. 이지호 동기의 나이를 살펴보다 그는 4살이 많다. 지난시즌 강원에서 핵심 구실을 해낸 뒤 잉글랜드 무대로 떠난 양민혁 역시 2006년생이다. 이지호는 “매년 프로에 가지 못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남들은 과정을 보지 못하기에 프로 무대에 쉽게 도달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년 순간마다 최선을 다했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면 이 과정이 너무 소중한 것 같고 앞장서서 좋은 기회를 터놓겠다”고 강조했다.

강원 정경호 감독은 경기 전 이상헌에게 ‘제2의 양민혁을 만들어봐라’라고 말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지호는 “양민혁 선수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내가 양민혁이 되고 싶다고 될 수는 없다. 나는 제1의 이지호로서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만의 인생을 살아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전 출전으로 이지호는 2025년 목표 2개를 이뤘다고 말했다. 개막전 엔트리 포함과 데뷔하기다. 이지호는 “3년 안에 국가대표와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게 목표”라면서 “다음 목표는 지금 말하면 재미없으니 앞으로의 나의 길을 봐주시면 행동으로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지호는 외모로도 주목받는다. 이지호는 “나는 축구를 하러 왔기에 외모에는 딱히 신경을 안 쓰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외모보다 실력이 더 돋보여야 하는 것 같다. 실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