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성남=김용일 기자] 253일 만의 환희다.
K리그2 성남FC가 새 시즌 개막전에서 어둠의 터널을 뚫고 ‘전경준호’ 체제의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경준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라운드 홈경기에서 ‘신생팀’ 화성FC를 2-0으로 제압했다. 성남이 리그에서 이긴 건 지난해 6월15일 FC안양전(3-1 승) 이후 21경기 만이다. 그 사이 20경기에서 7무13패에 머물렀다.
전 감독은 지난해 9월 11연속경기 무승에 빠진 성남의 소방수로 부임했다. 전남 드래곤즈 시절 2부 팀의 사상 첫 코리아컵(당시 FA컵) 우승을 지휘한 그는 지향하는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색을 입히는 데 과도기를 겪었다. 최종전까지 리그 9경기를 지휘했는데 3무6패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전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사무엘, 박수빈, 이정빈 등 미드필더를 대거 보강했다. 이들 모두 화성전에 선발 출격했는데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공수 템포를 뽐냈다. 박지원과 정승용, 이정빈과 신재원이 버티는 좌우 측면 공격도 활발했다. 전반 18분 신재원은 번뜩이는 오버래핑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크로스, 원톱 후이즈의 헤더 선제 결승골을 끌어냈다. 후반 6분엔 이정빈이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로 ‘교체 자원’ 홍창범의 쐐기포를 만들어냈다.
킥오프 전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한 전 감독은 뒤늦은 성남 데뷔승 직후 “앞으로 더 증명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3선에서 제 역할한 사무엘에 대해 “비자 문제도 있었고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다. 얼마나 버텨줄지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며 믿음을 보였다.


졌지만 차두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신생팀’ 화성도 가능성을 증명했다. 화성은 선발 요원 중 센터백 연제민과 미드필더 최명희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K리그 무대를 처음 경험했다. 살 떨리는 데뷔전이었음에도 차 감독 지시대로 물러서지 않고 끈끈하게 맞섰다.
성남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순간도 있다. 전반 3분 오른쪽 윙어 전성진이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주심 오현정 심판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앞선 상황에서 반칙을 지적, 득점을 취소했다. 이후 두 골을 내줬지만 화성은 막판 성남을 지속해서 몰아붙였다. 패스 수에서 521-295, 크로스 수에서 43-20으로 앞섰다.
차 감독은 “(프로에서) 첫 경기하는 선수가 많았는데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텐데 잘했다. 이제 시작”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기성용(FC서울) 등이 차 감독의 프로 사령탑 데뷔전을 보기 위해 탄천벌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차 감독은 “응원해 줘서 고맙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웃더니 “성용이는 축구를 보는 관점이 비슷해 잘 통한다. 그도 선수 할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더라. 지도자 준비하던데 오늘 (내) 경기 보고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방싯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