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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축구팀] 프로 진입을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 대학교 졸업생 이지호(23)는 강원FC 홈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스포츠서울은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라운드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Player Of The Round)’에 이지호 선정했다.
이지호는 올해 고려대 졸업을 앞두고 강원에 합류한 신인이다.
최근 K리그에서는 대학교 졸업생을 거의 뽑지 않는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가 완전히 사라진 뒤로 산하 유스 고졸 선수를 데려오거나 대학교에서 1~2년간 성장한 유망주를 영입하는 현상이 정착했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콜’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프로 입단이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시선이 강하다.
이지호는 이 편견을 깬 신인이다. 2002년생으로 올해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연령대가 아니지만 강원은 과감하게 이지호를 선택했다. 울산HD 산하 유스인 이지호는 냉정하게 말하면 ‘선택받지 못한’ 선수였다.
강원의 정경호 감독은 편견 없이 이지호의 동계 훈련 모습을 바라봤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부터 이지호는 적극적이면서 과감한 훈련, 연습 경기 태도로 정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양민혁의 이탈로 측면이 약화한 상황에서 이지호는 남해, 대구로 향하는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았다. 대구FC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가브리엘의 골을 도왔다.
우연이 아니었다. 이지호는 23일 춘천에서 열린 강원 홈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날카로운 침투와 침착한 마무리를 통해 자신을 선택해준 정 감독에게 데뷔승을 선물했다. U-22 선수가 아님에도 정 감독이 주전 자리를 맡기고 심지어 풀타임을 뛰게 한 이유를 증명한 셈이다.
이지호는 신장 184㎝의 장신에 스피드와 저돌성, 골 결정력을 보유한 공격수다. 윙어, 스트라이커도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이라 활용 가치도 높다. 변우석을 닮은 외모로 대학 시절 ‘고대 변우석’이라 불릴 정도로 외모도 훤칠하다. 강원이 대스타의 탄생을 기대할 만하다.
포항전을 앞두고 이지호와 개인 면담하며 어깨를 두들긴 정 감독은 “대학교 4학년 선수들이 이지호를 보며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라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겨우 두 경기를 했을 뿐이다. 이지호도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마인드도 좋다. 올해 강원의 새로운 히트 상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 번도 프로의 꿈을 포기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 이지호는 “공격포인트 10개, 20경기 출장이 목표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플레이를 해내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