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잘 던지던데? 자기는 아니래요?”

삼성 박진만(49) 감독이 웃었다. 거액을 들여 데려온 최원태(28)가 스프링캠프에서 쾌투를 잇달아 선보이는 중이다. 정작 최원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최원태는 비시즌 삼성이 던진 ‘승부수’다. 프리에이전트(FA)가 되어 시장에 나온 최원태에게 4년 총액 70억원이라는 거액을 쐈다. 오버페이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최원태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온몸으로 증명하는 중이다.

지난 19일 주니치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안타 3삼진 무실점을 올렸다. 25일 SSG전에서는 선발 아리엘 후라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노히트 1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SSG전에서 총 25개 던졌다. 속구와 투심 모두 최고 시속 147㎞까지 나왔다. 변화구도 커터(3개), 슬라이더(1개), 체인지업(4개), 커브(4개)까지 다 던졌다.

타자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던져야 한다. 투심 활용을 높이겠다고 했다. 속구와 투심이 같은 스피드가 나온다. 꺾이는 정도가 다르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까지 있으니 위력은 배가된다. 타자를 헷갈리게 만들 수 있다.

지난 14일 자체 청백전 1이닝 무실점을 더하면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 5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구속도 잘 나오고, 구위 또한 좋다. 이종열 단장은 “최원태는 걱정하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와서도 진짜 열심히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은 “안정감이 있더라. 구위도 많이 올라왔다. 아주 좋다. 오히려 좀 누르라고 했다. 너무 페이스가 좋은 것 같았다. 결국 중요한 건 시즌 아닌가. FA로 왔다고, 보여주려고 오버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다들 칭찬한다. 딱 한 명은 아니다. 최원태 자신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페이스가 좋다, 아니다 평가할 상황이 아니다.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점도 중요하지 않다. 아직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이전과 비교해 훈련을 많이 했다. 실전 타이밍도 조금 빨랐다. 많이 던지면서 계속 감을 올리고 있다. 일단 안 아파야 한다. 뭔가 될만하면 어디가 안 좋고 그랬다. 부상 관리가 첫 번째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정말로 너무 잘 챙겨주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원태는 “우리 팀 분위기 정말 좋다. 선배들도 잘해주고, 후배들도 잘 따른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삼성 ‘신입생’이지만, 이미 존재감은 묵직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