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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순삭’이다. 비공식 경기지만, 깔끔하게 1이닝을 책임졌다. 고졸 루키라서 더 놀랍다. LG 김영우(20) 얘기다. 말 그대로 ‘초대박’이다.
김영우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열린 2025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KIA와 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말 올라와 1이닝 퍼펙트로 막았다. 경기는 LG가 3-1로 이겼다.
최고 시속 154㎞까지 뿌렸다. 평균으로 시속 151㎞다. 총 9개로 이닝을 삭제했다. 변화구는 포크볼 1개 던졌다. 그만큼 속구가 위력을 떨쳤다.
선두타자 홍종표를 2루 땅볼로 막았다. 다음 변우혁에게는 카운트 0-1에서 2구째 속구를 뿌려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김석환을 다시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다. 세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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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다. 서울고 출신으로 강속구가 일품인 투수. 미국 1차 스프링캠프 불펜피칭에서 시속 151㎞를 뿌리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1차 캠프 말미 변수가 생겼다. 장현식이 발 부상을 당하며 귀국한 것. 염경엽 감독이 새 마무리 후보로 김영우까지 언급했다.
처음에는 큰 틀에서 김영우도 포함되는 듯했다. 갈수록 구체적이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마지막에 나간다. 김영우는 뒤쪽에서 쓸 생각이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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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세이브 상황에 올라왔다. 0-1로 뒤지다 3-1로 역전에 성공한 후 김영우 카드를 냈다. 결과는 1이닝 퍼펙트. 반가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좋은 구속을 보여줬다. 가능성이 보인다. 희망적이다”고 호평을 남겼다.
염경엽 감독은 “구위가 있으니까 테스트해 본다. 시범경기 통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봐야 한다. 나와 코치진이 확신이 서야 한다. 밀어붙여 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분명 가능성이 있다.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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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영우는 “은퇴 전까지 마무리 투수로 한 번은 뛰는 게 꿈이고, 목표다. 마무리 투수로 언급됐을 때 엄청 기뻤다. 마무리 투수가 된 것은 아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느 위치가 됐든 최선을 하다고자 했다. 결과를 먼저 생각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잘 던진 것은 이제 과거다. 미래를 생각하는 것보다, 다음 경기 잘 던질 수 있도록, 숙소 가서 잘 쉬고, 내일 운동 잘하겠다. 현재에 집중하려 한다. 오늘은 잘 던진 것으로 끝이다”고 힘줘 말했다.
들뜰 법도 하다. 연습경기이기는 해도 결과가 좋다. 의미가 있다. 그러나 김영우는 차분했다. 루키인데, 전혀 루키같지 않은 성숙한 모습이다. LG에 ‘초대박’이 터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