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33) 입지가 위태롭다. 이대로면 이별도 이상하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팀의 주장이다. 경기력, 실력 면에서도 늘 흠 잡을 데 없는 선수였다. 토트넘에서 열 번째 시즌을 보내는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손흥민을 보는 시선이 바뀌는 모습이다.

더 타임즈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는 최근 토트넘과 손흥민의 상황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 더 타임즈는 지난달 27일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기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계약 연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손흥민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흔히 말하는 ‘에이징 커브’로 인해 실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1992년생인 그는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시점인 것은 맞지만, 과하게 비하된 측면도 있다. 단순히 손흥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 손흥민의 장점이 실종된 점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책임을 손흥민 한 명에게 돌리는 것은 분명 불합리하다. 팀 전체 구조의 문제가 더 큰 만큼 손흥민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토트넘 레전드인 그가 ‘헤어질 결심’을 할 근거가 된다.

게다가 이번시즌에도 토트넘은 트로피 하나 없이 시즌을 마감할 위기에 놓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3위에 머물고 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에서도 이미 탈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생존한 상태지만 우승권에 있는지는 미지수다. 커리어에서 우승이 없는 손흥민이 트로피를 찾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마침 손흥민은 익숙한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과 연결됐다.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다. 영국 언론 기브미스포츠, 스페인의 피차헤스 등은 바이에른 뮌헨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 영입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역량을 잘 아는 뱅상 콩파니 감독이 원하는 선수라는 보도다.

바이에른 뮌헨에는 손흥민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이 있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손흥민과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47골을 합작했다. 역대 1위 기록이다. ‘손케 듀오’의 재회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이뤄지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비수 김민재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뛴다. 국내 축구 팬 입장에서는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이적이 될 만하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구상은 아니다.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은 2026년 여름 종료된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팔아 이적료를 남기고 싶다면 당장 여름에 팔아야 한다. 손흥민도 익숙한 독일 무대로 돌아가 익숙한 선수들과 생애 첫 우승 타이틀을 노릴 수도 있게 된다.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손흥민과 토트넘이 웃으며 이별할 수 있는 시점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