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무조건 이기겠다.”
‘코리안좀비’ 정찬성의 제자인 ‘스팅’ 최승우가 출격한다. 최승우는 오는 1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베토리 vs 돌리제 2’에 출전한다.
최근 최승우는 1승 4패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전까지 3연승을 거둬 랭킹 진입이 유력시 됐지만, 연이은 부진으로 랭킹진입은 물론 퇴출의 위험마저 지니고 있다. 한국제패, 아시아제패에 이어 세계제패라는 꿈을 안고 옥타곤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승리는 절실할 수밖에 없다.
최승우의 상대는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를 거쳐 UFC에 데뷔하는 아르헨티나의 ‘엘 치노’ 케빈 바셰호스다.
최승우는 2021년 3연승을 달리며 랭킹 진입 문턱까지 갔다. 타격과 그래플링을 완숙하게 섞어 완성형 종합격투기(MMA) 파이터로서의 모습을 뽐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근거리 난타전을 고집하며 1승 4패로 부진에 빠졌다.
최승우는 최근 부진에 대해 “이기기 위해서 싸운다는 마음가짐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반성하며 “이번엔 지난번과 다르게 승리하기 위한 경기를 하겠다. 침착하고, 냉정하고, 영리한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상대 바셰호스(14승 1패)는 작지만 단단한 선수다. 강한 펀치력과 내구력을 갖고 있어 난타전에 강하다. 최승우는 상대를 “우직하고, 터프한 선수”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선수에게 질 거라는 생각이 단 한 번도 들지 않더라. 무조건 이길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바셰호스의 키는 170cm, 리치는 173cm로 체급 내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반면 최승우는 키가 183cm, 리치가 189cm로 체급 내에서 가장 큰 편이다. 최승우는 “내가 키도 훨씬 크고, 리치도 훨씬 길기 때문에 거리 조절과, 거리가 깨졌을 때의 대처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레슬링, 주짓수, 타격을 다 섞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최승우는 “그동안 내 자신을 못 믿고, 의심했던 거 같다. 하지만 지난 경기 이후론 스스로를 의심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다시 내가 경쟁력 있단 걸 보여주고 싶기에 이번에 그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승우가 출전하는 ‘UFC 파이트 나이트: 베토리 vs 돌리제 2’ 메인이벤트는 UFC 미들급(83.9kg) 랭킹 8위 마빈 베토리와 10위 로만 돌리제의 리매치다.
다음은 UFC가 최승우와 진행한 인터뷰다.
- 8개월 만의 복귀전이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지난번 경기 패배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빨리 패배를 받아들였다. 내가 부족해서 진 거기 때문에 잘 받아들였다. 지고 난 다음에 MMA를 더 잘하고 싶어졌다. 이제야 MMA가 뭔지 좀 알겠더라.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을 믿으면서 운동하면서 기회가 올 때까지 잘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 기회가 와서 경기를 받았다.
- 이번 경기도 코리안 좀비 팀에서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번 세컨진은 어떻게 꾸려지는가.
(정)찬성이 형이 가주실 거 같다. 하동호 코치도 함께 할 거다.
- 8년 동안 승리가 없었던 최두호 선수가 최근 부활해 랭킹 진입전을 앞두고 있다. 같이 훈련하는 입장에서 어떤 동기부여를 받는지.
슬럼프나 패배를 극복하는 거는 내 스스로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도 나와 같은 체급에서 비슷한 목표를 향해 뛰고 있는 두호 형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걸 보면서 항상 동기 부여를 받는다. 두호 형이 훈련하는 거 보면서 영감을 받고, 도움이 되고 있다.
두호 형이 연패하다가 이제 계속 이기고, 랭킹전까지 앞두고 있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두호 형처럼 나도 아직 경쟁력이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나도 다시 올라갈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그걸 보여주고 싶다.
- 지난 경기에서 스티브 가르시아에게 KO패했다. 타격 교환 상황에서 물러나면 지는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항상 맞불을 놓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냉정하게 운영한 경기에서 더 결과가 좋았던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다. 당시 내 마음가짐에서 이기기 위해서 싸운다는 생각이 부족했던 거 같다. 저번 패배 이후로 많은 걸 느꼈다. MMA에 대해서 이제 조금 알겠더라. 그 전까지는 지지 않아야 해라는 느낌이었다면, 이제 이기기 위해서 시합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못 깨달았기 때문에 그땐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었을 거다. 이제 이기기 위해서 싸우겠다. 좀 더 스스로 창피하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다. 눈에 띄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새로이 준비한 것은?
이전에도 무기들은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의 문제였던 거 같다. 그래서 부분을 보완했던 거 같다.
- 이번 상대 케빈 바셰호스의 경기는 보았는가? 어떤 파이터라고 생각하나.
경기는 계속 보고 연구하고 있다. 우직하고, 터프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에 맞게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상대가 전적도 좋고, 우직한 선수지만 이 선수에게 질 거라는 생각이 단 한 번도 들지 않더라. 무조건 이길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엔 지난번과는 다르게 내가 승리하기 위한 시합을 할 거다. 침착하고, 냉정하고, 영리한 경기를 펼치고 싶다. 눈에 띄게 발전했다 생각한다. 나를 훈련시켜주는 찬성이 형이나, 동호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다. 지난번에는 연습한 대로 하지 못해서 코치진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이번엔 코치진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멋진 경기력,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주겠다.
- 바셰호스는 작지만 맷집과 파워가 뛰어난 선수 같다. 하지만 키가 13cm 리치가 16cm나 차이 난다. 본인의 길이를 사용하는 전략을 준비할 생각인가?
상대보다 내가 키도 훨씬 크고, 리치도 훨씬 길기 때문에 거리 조절과, 거리가 깨졌을 때의 대처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양하게 레슬링, 주짓수, 타격을 다 생각하고 있다. 내가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거 같다. 냉정함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레슬링이나 주짓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없었다. 지난번 경기가 끝나고 나서 이제 MMA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MMA가 어떤 건지 확실히 깨달았던 경험이 됐다. 그때부터 레슬링이나 주짓수를 스파링 때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레슬링, 주짓수 누구를 상대로도 잘할 수 있다. 이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중요했던 거 같다. 이런 마음을 계속 갖고 연습 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이런 변화는 아예 생각이 바뀌어야 가능한 거 같다. MMA에 대한 내 생각이 안 바뀌었으면 레슬링, 주짓수를 해야겠단 생각 자체가 없었을 거다. 마음가짐이 아예 바뀌었다. 주짓수, 레슬링도 같이 섞어서 더 안정적으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단 생각이 커졌다.
- 원래 무에타이 선수 출신인데, 그 전까지는 MMA라는 종합격투기에서 무에타이적인 마인드로 싸웠다고 봐도 될지.
전에는 레슬링 상황이 되면 하고, 안 되면 안 했다. 과거엔 머릿속에 타격만 있었다면 이제는 머릿속에 타격, 레슬링, 주짓수 세 가지가 같이 있다. 이제 아예 마인드가 바뀐 거 같다.
- 코리안 좀비 MMA에서 훈련한 지 2년 가까이 됐다.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변했나?
제일 큰 건 어렸을 때부터 존경한 찬성이 형이랑 함께 할 수 있단 거다. 형을 너무 믿고, 형은 진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스파링을 하면서 배울 게 너무 많았다. 내가 그만큼 믿었기 때문에 형이 어떤 말을 해도, 그에 대한 믿음이 커서 잘 받아들이게 된다. 분석도 많이 해주는데 그걸 다 수행하려고 한다. 형이 내 스타일에 맞게 피드백해줘서 지금은 내 스타일이 형이 지도한 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제 와서야 예전에 찬성이 형이 했던 말들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이제야 내 스타일이 자리 잡아가는 느낌이다.
- 많은 선수들이 UFC에 들어오고 있다. 선배로서 감상이나 조언이 있다면.
내가 누구를 조언할 건 아닌 거 같다. 선수들 잘해서 계약하는 걸 보면서 나도 동기부여되고 자극을 받기 때문에 같이 성장하는 거 같다.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른 선수들보단 커리어에 굴곡이 많았다. 승패도 반복했고, 연패도 겪었다. 그동안 내 자신을 못 믿었던 거 같고, 의심했던 거 같다. 하지만 지난번 경기 이후론 내 스스로를 의심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다시 내가 경쟁력 있단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 때 그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누구도 아니고 내 스스로를 위해서, 나를 훈련시켜주는 찬성이 형, 동호, 코리안좀비 MMA 식구들을 위해서 이번에는 침착하게 연습한 대로 경기에서 보여드리겠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