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서로 “잘 데려왔다”고 할만하다.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것도 맞지만, 일단 출발이 좋다. 두산 김민석(21)과 롯데 정철원(26) 얘기다.

지난해 11월22일 두산과 롯데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이 롯데로 정철원과 전민재를 보냈다. 대신 롯데는 두산으로 김민석과 추재현, 최우인을 줬다.

핵심은 김민석-정철원 교환이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롯데와 외야 강화를 원한 두산의 ‘니즈’가 맞았다. 김민석은 오자마자 이승엽 감독 마음을 잡았다.

정철원은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과 함께한 적이 있다. 2022시즌 당시 김태형 감독이 “확실히 공이 좋다”고 호평을 남긴 바 있다. 전민재 또한 김태형 감독 눈에 들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정철원 쪽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나란히 스프링캠프를 잘 마쳤다. 시범경기에서 실전에 나섰다. 김민석은 8일과 9일 모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두 경기 모두 안타를 쳤다. 10타수 3안타, 타율 0.300이다.

특히 9일 청주 한화전에서는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날았다. 1회초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후 홈까지 밟았다. 2회초에는 1사 2,3루에서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정철원도 9일 사직 KIA전에서 롯데 공식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0-0으로 맞선 8회초 올라와 1이닝 1볼넷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박재현에게 볼넷을 줬고, 한승택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했다. 1사 2루 위기. 살짝 주춤한 셈이다. 그 이상은 없었다. 최원준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윤도현도 3구 삼진으로 잡았다. 이닝을 마친 후 크게 포효했다.

경기 후 정철원은 “사직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올라갔다. 긴장이 많이 됐다. 그런 것치고는 잘 던진 것 같다”며 “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민석은 2023시즌 102안타를 치며 존재감을 보였다. 홈런도 세 방 때렸다. 오랜 시간 롯데 외야를 지킬 것이라 했다. ‘사직 아이돌’로 불렸다. 앞길이 창창해 보였다. 2024시즌 타율 0.211에 그쳤다. 뭔가 이상하게 엉킨 모양새.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은 셈이다.

정철원도 살짝 비슷하다. 2022년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찍으며 신인왕에 올랐다. 2023시즌은 중간으로 시작해 마무리까지 올라섰다.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이다. 2024년 흔들렸다. 3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0이 전부다. 구위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계기가 필요했다. 그 결과물이 트레이드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밑에서 신인왕이 부활하기를 바란다. 두산은 정수빈의 뒤를 이을 ‘잠실 아이돌 시즌2’를 원한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계속 이어가야 한다. ‘윈윈 트레이드’로 남을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