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강렬하다. 말 그대로 ‘벼락같은’ 스윙이 나왔다. 국가대표 에이스를 상대로, 그것도 ‘밀어서’ 넘겼다. 삼성 4라운드 루키 함수호(19) 얘기다. 제대로 터졌다.
함수호는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전에서 6회말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선발은 아니다. 6회초 수비에서 윤정빈을 대신해 우익수로 들어갔다.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치렀다. 여기서 대포를 쐈다.

상대가 놀랍다. 두산 ‘토종 에이스’ 곽빈이다. 두산을 넘어 ‘국대 에이스’ 소리까지 듣는 투수다.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일단 전병우와 차승준이 범타로 물러났다.
함수호는 달랐다. 초구 헛스윙 이후 볼 2개 골랐다. 카운트 2-1 유리한 상황. 4구째 시속 145㎞ 낮은 속구를 밀었다. 타구는 훨훨 날아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짜리 솔로 아치다.
라이온즈파크가 기본적으로 타자 친화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19살 신인이, 밀어서 홈런을 친 것은 의미가 있다. 하물며 상대가 곽빈이라면 더욱 그렇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자다. 배찬승-심재훈-차승준 다음. 대구상원고 시절부터 ‘거포’ 소리 들었다. 청소년 대표팀 출신이고, 2024년 이만수 홈런상도 받았다. 그렇다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프링캠프도 1군에서 완주했다. 1차 캠프를 마친 후 2차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퓨처스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박진만 감독과 코치진이 가까이서 더 보고자 했다. 차승준과 함께 생존. 청백전과 평가전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사령탑 눈도장도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스윙이 나온다. 파워도 있고, 태도 또한 좋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당기고, 밀고 다 된다”고 호평을 남겼다. 동기 차승준도 같은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도 뛴다. 8~9일은 합계 3타수 무안타다. 대신 볼넷이 1개 있다. 세 번째 경기에서는 홈런을 터뜨렸다. 공식경기 첫 번째 안타가 홈런이다.
팀에 좋은 외야수가 많다. 1군 엔트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삼성도 ‘미래 자원’으로 본다. 대신 시범경기에서 계속 맹위를 떨친다면, 감독과 코치진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 최소한 백업으로라도 1군에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거기서 또 잘하면 주전이다. 나이는 상관이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