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이제 멀리 치겠다. 부담은 끝났다.”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이 깨어났다. 이상할 정도로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일부러 스윙을 아끼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젠 아니다. ‘거포 본능’을 제대로 깨웠다.

위즈덤은 “이제 부담 느낄 것은 다 느꼈다. 외부에서 압박을 받은 것은 없다. 오히려 나 스스로 압박을 느꼈다. 이제 그러지 않겠다. 홈런이 나오면서 나도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25일 광주 키움전이 ‘계기’가 될 듯하다.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게 홈런이다. 4회말 달아나는 좌월 투런포를 쐈다.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총알처럼 날아갔다. 그야말로 ‘벼락같은’ 홈런이 터졌다. 7회말에는 적시타까지 추가했다.

개막 시리즈 두 경기에서 안타가 없다. 볼넷은 3개 골랐다. 타율이 0.000인데, 출루율이 0.375다. 배트를 아끼는 모습이 보였다. 이범호 감독은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눈이 살아있기에 방망이도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딱 그대로 됐다.

위즈덤은 “배럴 타구를 만들고 싶었다. 상당히 좋은 타구가 나왔다. 생각보다 멀리 날아갔다. 이전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랬더니 타이밍이 늦더라. 뒤에서 자꾸 맞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삼진을 의식한 건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오늘은 고치려 했다.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 잘 이뤄졌다. 동료들이 ‘타이밍 맞춰서 잘 좀 쳐보라’고 하더라. 눈이 번쩍 뜨였다”며 웃었다.

아울러 “KBO리그 투수들이 다양한 구종을 보유했다. 여러 종류의 공을 던지더라. 상당히 흥미롭다. 이제 알게 됐다. 멀리 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홈런 생산 선언이나 다름없다.

빅리그 통산 88홈런을 날린 거포다. 2021~2023년 3년 연속 20홈런을 때렸다. KBO리그 역대로 봐도 이 정도 커리어를 보유한 외국인 선수는 드물다. KIA도 기대를 건다.

막힌 물꼬를 제대로 텄다. 자기 스윙에 자신감이 붙은 듯하다. 오랜만에 나선 3루 수비까지 완벽했다. “잘한 것 같아 기분 좋다”며 웃었다. 모두 뜻대로 된 하루다. 탐색전은 끝났다. 위즈덤의 2025시즌은 이제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