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레알 신한’이라 했다. 특급 스타를 모으는 ‘갈락티코 정책’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따왔다. 그만큼 강력했다. 이젠 과거의 일이다. 다시 살리고 싶다. 인천 신한은행이 당시 주축 멤버 최윤아(40)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다.
최윤아 감독은 WKBL ‘레전드’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프로 무대에 왔다. 2016~2017시즌까지 신한은행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빠른 스피드와 악착같은 근성이 강점이다. 주전 가드로서 평균 5~6개 어시스트를 만들었다. 리바운드 또한 비슷하게 걷어냈다. 득점력도 갖췄다. ‘정말 농구 잘하는 선수’였다.
신한은행 6연패 주역이다. 2007 겨울 시즌을 시작으로 2011~2012시즌까지 6년 연속 정상에 섰다. 그것도 통합 6연패다. 신한은행 무적시대라 쓰고, ‘레알 신한’이라 읽는다.

이후 내림세를 탔다. 팀과 선수가 다 그랬다. ‘선수 최윤아’도 2016~2017시즌이 마지막이다. 은퇴 후 신한은행 코치로 일했다. 부산 BNK 썸 코치를 거쳐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다.
돌고 돌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지난 20일 신한은행 제8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강한 체력과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최강의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설의 귀환이다. 신한은행에서 선수-코치-감독을 다 지낸다.

신한은행은 꽤 오랜 시간 부침을 겪고 있다. 과거 ‘최강’을 말하던 모습은 없다. 2020년대 들어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뚝딱’ 되지 않는다. 일정 부분 성과도 냈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2024~2025시즌 도중 구나단 전 감독이 건강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이시준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봄 농구 진출에 실패했고, 새 감독을 찾았다. ‘최윤아’ 세 글자가 구단 눈에 들어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리 팀이 꾸준히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시즌 도중 구나단 감독님이 빠지면서 혼란이 꽤 컸다. 수습이 필요했다. 젊은 감독을 찾았다. 우리 팀 레전드이자, 레알 신한 멤버 아닌가. 강팀 DNA를 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악바리’라 했다. 몸 싸움,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10대 시절 국제대회에서 상대 선수와 시비가 붙었을 때 발차기를 날렸을 정도로 강단이 있다. WKBL 무대 입성 후에도 특급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최윤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 치열함을 신한은행에 이식한다면, 2025~2026시즌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전력 자체는 약하지 않다. 경기력이 원하는만큼 나오지 않았다. 최윤아 감독의 힘이 중요하다.
2024~2025시즌 BNK가 정상에 섰다. 박정은 감독이 사상 최초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여성 사령탑’이 됐다. 다음시즌은 역대 최초 여성 감독이 두 명이나 나선다. ‘감독 최윤아’에게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다. 성공한다면 WKBL 판도는 또 바뀔 수 있다. ‘레알 신한’ 재건, 꿈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