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美 데뷔전 고전…다저스 콜업 경쟁은 계속된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김혜성이 마이너리그 데뷔전에서 아쉬운 침묵을 지켰다. 첫 타석 병살타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다저스 콜업 경쟁에 쉽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김혜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슈가랜드의 콘스텔레이션 필드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트리플A 정규시즌 개막전에 오클라호마시티 코멧츠 소속으로 선발 출전했다. 6번 타자 2루수로 나선 그는 휴스턴 산하 슈거랜드 스페이스 카우보이스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첫 타석은 2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콜튼 고든의 91.6마일 포심을 건드렸지만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타구 속도는 66.8마일로 빗맞은 타구였다.

두 번째 타석은 5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했지만, 이번에도 유격수 뜬공. 타구 속도는 63.8마일에 불과했다.

세 번째 타석은 7회초. 투수가 닉 에르난데스로 바뀐 가운데 5구 승부 끝에 81.7마일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마지막 타석은 9회초. 풀카운트 접전 끝에 79.1마일 슬라이더를 공략했지만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김혜성은 이날 내내 공과 타이밍이 어긋나며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지난 1월 포스팅을 통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옵션 거부권이 없는 계약 조건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나섰다.

시범경기 초반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고전하며 타율 0.207로 부진했지만, 3월 들어 타율 0.333, OPS 0.945로 반등했다. 그러나 도쿄시리즈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남아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이너행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다저스는 최근 도쿄시리즈와 본토 개막전까지 포함해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내외야 유틸리티 요원 키케 에르난데스가 음식 섭취 문제와 구토 증세로 2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에르난데스가 부상자 명단에 오를 경우, 김혜성의 조기 콜업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마이너 개막전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수비력과 주루 센스,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갖춘 김혜성은 여전히 유력한 콜업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혜성의 다음 경기 성적, 그리고 다저스 내야진의 상황이 그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