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업데이트한 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명 ‘지브리풍’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낸 게 글로벌 열풍으로 확산했다.

오픈AI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억3000만명이 7억개 이상 이미지를 생성했다”며 놀라워했다.

지난달 26일 이미지 생성기능을 출시한지 일주일만의 성과다. 덕분에 챗GPT의 주간 이용자수는 지난해 말보다 1억5000만명가량 늘었고, 유료 구독자수도 450만명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SNS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지브리풍’이 장악(?)했다.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도 거리낌 없이 지브리풍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저작권 논란이 제기되지만, 오픈AI측은 “생존 작가의 스타일로 이미지 생성을 요청할 경우엔 거부하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지브리풍은 개인이 아닌 스튜디오 전체의 작풍을 참고하는 것이라 가능하다”고 AP통신을 통해 설명했다.

지브리스튜디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브리풍 창시자이자 스튜디오 설립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AI 애니메이션 영상을 두고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다. 결코 내 작업에 쓰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개인 영역은 침범할 수 없지만, 기업 전체의 전반적인 작풍은 따라할 수 있다’는 오픈 AI의 논리도 머지않아 어떤 형태로든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미있는 점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온통 지브리풍으로 뒤덮인 시점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저작물을 불법으로 유통한 사이트를 폐쇄하는데 성공한 사실이다. 카카오엔터가 운영 중인 불법유통대응팀(피콕)이 올해 1분기에만 4개의 대형 글로벌 불법 웹툰, 웹소설 유통사이트를 폐쇄했다고 7일 공개했다.

저작권 침해로 폐쇄당한 사이트는 꽤 많은 회원을 거느린 대형 사이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월 방문자수가 1800만회에 달하는 ‘망가쿠’는 2008년부터 17년간 최소 수백 편에 달하는 K웹툰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픽콕은 자체 기술로 망가쿠 운영자 신원을 특정했고, 직접 경고 연락을 취해 17년 불법 유통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월 방문자수 120만명인 영미권 대형 웹툰 사이트 R과 브라질 사이트 ‘노르테 로즈 스캔’도 같은 방식으로 경고장을 날려 자진 폐쇄를 끌어냈다. 블로그 형태로 운영하던 블루벨스 인 블룸은 카카오엔트가 워드프레스에 신고 및 저작권 보호를 요청해 사이트를 삭제했다. 저작권이 있는 웹툰이나 웹소설을 불법유통하는 건 국적을 막론하고 범죄행위라는 사실이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챗GPT의 무분별한 ‘온라인 학습을 통한 베끼기’도 언젠가는 카카오엔터의 피콕 같은 감시망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AI기술이 발전할수록 컴퓨터와 인간의 저작권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게 자명하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