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출입구는 암벽이고, 밥은 가마솥에 짓는다. 체크인은 모노레일을 타고 별관까지 이동해야 한다. 민박집이라기보다 ‘모험지’에 가깝다.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대환장 기안장’은 기존 여행 예능과 다르다. 낯익은 포맷 대신 새로운 규칙을 제시한다. 손님은 ‘출연자’가 아니라 ‘탐험자’에 가깝다. 낯선 공간에 적응하며 관계를 맺고, 웃음보다 당황이 먼저 온다. 그 모든 순간이 서사가 된다.

프로그램은 기안84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디자인, 구조, 동선까지 모두 그의 상상에서 나왔다. 예능이 아니라 본인의 세계를 구현하겠다는 목표였다. 무모해 보이지만, 넷플릭스는 이 상상에 투자를 결정했다. 예능 포맷에 대한 실험이자, 기존 문법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정효민 PD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기안84의 상상력이 최대로 발휘된 ‘세상에 하나뿐인’ 민박집을 만들고 싶었다. 기안84가 설계한 신박한 기안장을 구현해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기안장’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촬영을 위해 울릉도는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다. 낯선 곳이어야 한다. 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게 좋다. 예능의 계산된 흐름이 끼어들 틈이 없는 곳. 프로그램의 의도가 부각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배경이다.

웃음을 만들기 위해 제작한 작품이지만, 출연자들은 웃기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기안84의 머릿속을 통째로 구현한다’는 기획의도에 집중한다. 제작진은 불완전한 공간과 불편한 조건, 미숙한 운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정효민 PD는 “기안84가 설계한 시설의 기본 형태와 핵심 재미를 건드리지 않되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클라이밍 존은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네스와 안전 매트를 추가하고, 야외 침대의 경우 안전 벨트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잠결에 벨트를 풀지 않을까 밤새 당직 제작진과 안전 관리사가 모니터했다. 세트 제작 과정에서도 제작진이 24시간 생활하면서 클라이밍, 미끄럼틀, 야외 침대 등을 직접 체험하면서 안전 체크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 진이 든든한 직원으로 합류해 재미를 더한다. 장난기 많은 첫 인상과 달리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움직인다. 씨름하듯 가마솥을 돌보고, 초보 사장을 알뜰살뜰 챙긴다. 민박집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배우 지예은은 수상면허를 취득한 ‘열정 막내’로 등장한다. 손발 다 쓰며 뛰는 일꾼이다. 생존력이 돋보인다. 예능에 익숙한 것보다 중요한 건 적응이다. 지예은은 누구보다 빨리 현지인이 된다는 후문이다.

이소민 PD는 “기안84가 직원으로 방탄소년단 진, 예은을 1순위로 뽑았다. 진은 데뷔 후 첫 고정 예능이라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늘 궁금했던 기안84를 직접 만나 기안적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은 씨는 첫 섭외 미팅에서 ‘효리네 민박’을 지금도 다시 볼 정도로 힐링 예능을 좋아한다면서 기대 혹은 착각으로 자세히 묻지도 않고 흔쾌히 출연을 확정했다. 제작진 역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한 조합에 기대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기안, 석진, 예은은 기대 이상의 처음 보는 삼남매 환장 케미를 선보였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상상도, 상식도 넘나드는 ‘대환장 기안장’은 4월 8일 첫 공개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