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뉴진스 민지와 하니가 로마에서 포착됐다.

SNS 계정을 통해 “아무도 못 알아보는 곳에 와 보고 싶었다”고 밝힌 두 사람은 한국 활동 중단 이후 첫공개 외부 일정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며 조심스럽게 팬들에게 다가섰다.

13일, 뉴진스 멤버들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 계정 ‘mhdhh_friends’에는 로마의 판테온과 골목길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이 올라왔다.

“버니즈(팬덤명)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잠시 먼 곳에 와 있어요”라는 문구와 함께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진 “로마에서 민지·하니를 봤다”는 목격담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들은 매니저나 경호 인력 없이 둘이 여행 중이었고, 바티칸 등지를 관광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법원, ‘NJZ 금지’ 판단…계정명도 바꿨다

이들이 현재 사용 중인 계정명 ‘mhdhh’는 민지(Minji), 하니(Hanni), 다니엘(Danielle), 해린(Haerin), 혜인(Hyein)의 이니셜에서 따왔다.

당초 이 계정은 NJZ(엔제이지)라는 새 팀명으로 운영되던 ‘njz_official’ 계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이 어도어 측이 낸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인용하면서 NJZ라는 팀명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해당 판결에서 “어도어는 여전히 기획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멤버들은 계약 해지 사유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멤버들이 제기한 △민희진 전 대표 해임에 따른 제작 총괄 부재 △하이브의 ‘뉴진스 재편’ 내부 문건 △일방적 일정 강행 등 11가지 사유는 계약 해지를 정당화할 수준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 법적 갈등 속 팬과의 접점은 놓지 않았다

이후 뉴진스 멤버들은 독자적인 온라인 소통 채널로 팬들과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계정명을 바꾼 ‘mhdhh_friends’를 통해 “버니즈가 보내준 편지를 날마다 읽고 있다. 너무 큰 위로가 된다”고 전했고, “지금은 힘든 시기지만 언젠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올 것”이라며 전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월 23일, 뉴진스는 홍콩 ‘컴플렉스콘’ 무대에서 신곡을 발표하며 “이번 무대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며 활동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취지였지만, 사실상 향후 활동의 불투명성을 내비친 발언으로 볼 여지도 있다.

◇ ‘휴식인가, 전환기인가’…팀의 미래는 아직 안갯속

민지와 하니의 로마 여행은 공식 일정이 아닌, 일종의 ‘개인적 회복과 거리두기’로 풀이된다. 하지만 팀의 미래는 여전히 법적 분쟁과 복잡한 소속 관계 속에서 안갯속이다.

멤버들은 현재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이며, 전속계약 효력 무효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어도어와 하이브 간의 경영권 분쟁은 뉴진스 사태와 직접 맞물려 있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과 더불어 “뉴진스를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문건이 유출되며 논란에 불을 지폈고, 민 전 대표는 “기획 의도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현재 뉴진스는 공식적인 활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지만, 팬덤 ‘버니즈’와의 정서적 유대를 유지하며 팀 정체성과 존속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그 맥락에서 SNS를 통한 사진 한 장이나 짧은 메시지에도 팬들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민지와 하니가 로마에서 보낸 조용한 근황은, 복잡한 현실의 작은 응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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