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LG ‘엘동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가 미친 호투를 뽐냈다. 그런데 투구수 80구도 안 된 상태에서 교체됐다. 심지어 노히트 노런 중에 교체. 이유가 있다.

에르난데스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노히트 1사구 9삼진 무실점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다. 호투 그 이상이다.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다.

최고 시속 151㎞ 속구에 커브가 춤을 췄다. 슬라이더도 날카롭다. 8개 던진 체인지업은 양념 역할 톡톡히 했다. 6회까지 79개 던지고 7회 교체됐다. 허벅지이 이상이 생겼다.

5회까지 삼진 7개 잡으며 퍼펙트다. 삼성 타자 가운데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다. 6회초 윤정빈과 김영웅을 삼진 처리하며 투아웃.

이재현을 상대했다. 초구 볼 이후 2구째 몸쪽 투심을 뿌렸다. 너무 붙었다. 이재현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때렸다. 몸에 맞는 공이다. 크게 고통을 호소한 이재현은 잠시 후 일어나 1루로 들어갔다.

에르난데스도 타석까지 내려와 이재현의 상태를 살폈다. 모자를 벗고 미안함을 표했다. 퍼펙트가 깨진 순간이다. 맥이 풀릴 수 있었다. 김성윤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퍼펙트는 끝났지만, 그래도 노히트 노런이다.

7회초 LG가 투수를 바꿨다. 김진성이 올라왔다. 에르난데스 투구수는 단 79개. 충분히 더 갈 수 있었다. LG는 교체를 택했다.

이유는 에르난데스 몸 상태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에르난데스가 우측 앞쪽 허벅지 뭉침 증세가 발생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엘동원’이라 했다. 재계약까지 갔다. 올시즌은 3월25일 한화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치렀고,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흔들렸다. 2일 KT전 0.2이닝 8실점 강판이다. 충격 그 자체. 9일 키움전에서도 5.1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다. 두 경기 모두 패전이다.

이날은 달랐다. 앞선 두 경기 부진을 완전히 씻었다. 한창 좋을 때 에르난데스 모습으로 돌아왔다. 몸 상태만 아니었다면 노히트 노런도 도전할 수 있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