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수경기자]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일을 맞은 가운데 친오빠가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故 오요안나의 지난 30일 친오빠 A씨는 SNS에 “먼저 동생의 죽음에 애도 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다. 매년 축하해 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제 동생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다”면서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해 12월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포착된 원고지 17장 분량의 메모, 자필 일기, 녹취록,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이 발견됐다.

유족은 특정된 가해자 4명 중 1명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 측은 진상조사위를 꾸렸으나 “소송이 진행 중이고 2차 가해 위험도 있다”며 아직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yoons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