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MBC ‘무한도전’이 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정규 멤버였던 코미디언 조세호가 “처음 게스트로 섭외 받았을 때, 너무 설레서 잠이 안 왔다”고 고백했다.

‘무한도전’은 한국 방송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상징적 프로그램이다.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해 2018년 종영할 때까지 웃음과 감동을 넘나들며 ‘국민 예능’으로 불렸다. 비정규 게스트였던 조세호는 2017년 정식 합류, 종영 때까지 함께한 ‘무한도전’ 마지막 정규 멤버다.

조세호는 7일 스포츠서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첫 게스트 출연 당시를 회상하며 “잘해내고 싶었다.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무한도전’이 스스로에게 “워낙 크고, 특별한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무명 시절부터 ‘무한도전’을 보며 꿈을 키웠던 조세호는 2009년 ‘박명수의 기습공격’ 에피소드에서 첫 등장했다. 당시 잠시 스쳐가는 게스트 중 하나였지만, 조세호의 유쾌한 에너지와 성실한 태도가 단번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작은 장면에서도 배려가 묻어나는 특유의 말투가 시청자 사이에서 회자됐다.

이후 ‘식스맨’ ‘한강 뗏목 종주 특집’ 등에 얼굴을 비추며 조세호의 존재감은 커졌다. 여론의 호의적인 반응이 더해지며 조세호는 점차 ‘무한도전’의 익숙한 얼굴이 됐다. 그러다 2017년 11월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이듬해 1월 마침내 정식 멤버 타이틀을 얻었다.

조세호는 “정식 멤버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감정은 말로 표현 못할 만큼 꿈 같았다”며 “가족, 선후배, 친구들 모두 축하해줬다. 애청자였던 내가 ‘무한도전’ 안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이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조세호의 꿈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정식 멤버 합류 2개월 만에 ‘무한도전’이 종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13년 넘게 달려온 ‘무한도전’이 막을 내린 순간이다.

조세호는 “이제 막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던 시기였다. 멤버들과도 친해지고, 프로그램 안에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힐 때였다”며 “결국 마지막 인사를 드렸을 때, 여러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참 아쉽고, 슬펐다. 감사한 마음도 들더라”고 말했다.

채 반년도 못 채운 짧은 기간이었으나, 조세호에게는 “선물 같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을 통해 조세호는 스스로 웃는 법을 다시 배웠고, 방송에서 진심이 통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무한도전’은 제게 너무 많은 것을 선물해 준 프로그램”이라는 조세호는 “방송에서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 배웠다.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들이 보내준 사랑과 마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짧았지만, 깊었다. 제 안에 오래 남겨질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세호는 ‘무한도전’의 리더였던 유재석에게 각별한 마음이다. “(유)재석이 형이 아니었다면 저도 많이 헤맸을 것”이라며 조세호는 “재석이 형이 항상 먼저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며 분위기를 풀어줬다. 그런 배려가 없었다면 적응하기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말로 다 전하지 못했지만, 감사한 마음이 아직도 크다”고 전했다.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는 ‘무한도전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조세호는 게스트도, 막내 멤버도 아닌 ‘무한도전’의 역사를 함께한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다.

조세호는 “다시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단순한 팬이 아니라, ‘무한도전’ 안에 함께 있었던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때의 감정과 공기,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게 진심으로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