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아저씨’에선 배우 원빈이 어린 김새론을 끝까지 지켜냈다 하더라도,영화는 영화다. 현실에선 선후배 동료일 뿐이다. 故 김새론의 사망에 원빈을 끌어올 이유는 없다.
김새론 유족은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를 통해 배우 김수현의 미성년자 교제 의혹에 대한 제보자 A씨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가세연’ 김세의 대표는 미국 뉴저지에 사는 제보자 A씨로부터 받은 녹취록이다. A씨는 생전 김새론과 나눈 대화라고 주장했다. 녹취록 속 김새론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는 김수현과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교제했다고 밝혔다.
A씨의 아내까지 숟가락을 얹었다. A씨 아내는 돌연 원빈을 언급하며 “고맙다”고 전했다. A씨 부부가 거주 중인 미국 뉴저지에 원빈이 ‘직접’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용히 오셨다” “상상 이상의 의미였다” 등의 막연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왜’ 원빈이 그들을 찾아갔나’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연신 고마움을 표했을 뿐이다.
원빈 소속사 이든나인이 나섰다.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든나인 관계자는 “제보자 아내가 원빈에게 고맙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장례식에 조문을 간 일 외에는 관련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故 김새론이 올해 2월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모두가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새론의 빈소에 원빈이 모습을 드러냈다. 약 15년만의 근황이다. 원빈은 조용히 고인을 추모했다.
그렇게 애도는 끝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거액의 조의금설이 제기됐다. 원빈은 침묵했다. 김새론의 생전 채무로 ‘또’ 원빈이 언급됐다. 원빈이 김새론의 채무 7억원을 변제해주려고 했다는 내용이다. 원빈은 또다시 침묵을 지켰다.
계속된 침묵을 ‘긍정’으로 여긴걸까. 그동안 거액의 조의금, 7억 변제설 등은 낭설로 떠돌았다. 반면 제보자 A씨 부부는 과감하게 직접 원빈을 언급했다. 이번에도 침묵할 줄 알았을까. 아무 관련도 없는 원빈을 애써 끌어들이는 모양새가 피로감만 만든다.

김새론의 사망 이후 김수현의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향한 싸움이 치열하다. 유족들은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시절부터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주장했다.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교제 사실을 인정할 뿐, 두 사람의 만남은 성인이 된 이후부터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가세연’을 통해 김새론의 과거 사진, 영상, 일기장, SNS 대화 메시지들이 공개됐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김수현의 의혹에 대한 진실공방보단 고인의 과거사 ‘파묘’에 가깝다. 유족들을 등에 업은 ‘가세연’은 김수현과 전쟁 중이다. 김수현 소속사 역시 법적대응으로 맞섰다. 고인은 떠나고 없는 자리, 남은 자들의 싸움이다.
문제는 싸움에 휘말린 이들이다. 그저 조문을 갔을 뿐이다. 고인의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게 추모했다. 15년간 두문불출해 관심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우나, 이렇게 뜻밖의 타깃이 되는 건 달갑지 않다. 원빈 소속사 관계자 역시 “원빈이 이상한 방향에서 자꾸 언급되는 건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고인도 원치 않을 소환이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