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긴장을 조였다가 풀었다 하는 솜씨가 훌륭하다. 근래 등장한 외화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은 결혼을 앞둔 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스카이뷰 레스토랑에 연인과 방문했다 붕괴 사고를 겪는다. 한 소년이 굴린 동전이 환풍구에 끼고 그것이 종국에는 거대한 마천루를 무너뜨리게 된다. 익숙한 전개방식이지만, 신마다 딱딱 맞춰 터지는 호러의 쾌감이 오감을 짜릿하게 만든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빠져들면서 볼 법하다.
초반 배경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클래식의 장조와 단조를 번갈아 사용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주인공의 희비극을, 음악을 통해 시그널을 보낸다. 이런 정보가 장면마다 계속해서 판단하게 만든다. 관객이 추리하며 볼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영화는 결혼을 앞둔 여인 아이리스 캠벨(브렉 베이싱어 분)이 시작하자마자 초반 30분 만에 사망한다. 영화가 이대로 진행되는 게 맞나 싶은 무렵 손녀 스테파니 레예스(케이틀린 산타 분)가 할머니의 지난날을 그대로 복사한 꿈이라는 걸 자각하고 깨면서, 앞서 장면과 다른 현재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대목이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일을 설명한다. 지루할 법한 사건의 전후 사정을 간결하게 처리한 것. 덕분에 속도가 붙는다.
동양적 요소를 넣은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운명론에 기반했다. 과거 무속신앙에 기반한 전 대통령의 그 여사가 그랬던 것처럼 소름 돋게 다 맞아 들어간다. 결국 어떻게든 죽는다. 사실 이 과정은 무척 코믹하다. 이런 시트콤적 요소를 집어넣어 관객에게 ‘풋’하는 웃음을 선사하는 게 이 영화의 미덕이다. 한국 영화 ‘핸섬가이즈’(2024)를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것이다.

이 영화는 ‘안전 과민증’이 과한 게 아니라는 것을 설득해 나가기도 한다. 맥주잔에 생긴 금으로 인해 생긴 파편이 위로 파고 들어가 결국에는 죽게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망상이 아니라는 걸 말한다. 이 영화는 그런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 절대 예민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나쁜 우연이 겹치면, 종국에는 사망하고야 말 수 있다는 걸 경고한다. 이런 염려증을 지닌 사람들이 ‘역시 내가 옳았어’라고 무릎을 치며 볼 영화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