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갈라선 장시원 PD, 유튜브 플랫폼으로 직행한 ‘최강야구’→‘불꽃야구’로 승부수

JTBC와의 극한 갈등 끝에 탄생한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결국 유튜브를 택했다. 오는 5일 저녁 8시, StudioC1 공식 채널을 통해 첫 방송이 공개된다.

여전히 팬들의 기대는 높지만, 불꽃야구가 마주한 현실은 풀카운트 접전중이다. 법적다툼과 함께 ‘최강야구’와 닮은꼴의 포맷, 출연진, 서사까지…이름만 바뀐 ‘불꽃야구’이기 때문이다.

모든 갈등은 ‘돈’에서 시작됐다. JTBC는 시즌4 제작을 앞두고 C1 측의 제작비 과다 청구를 문제 삼았고, 장시원 PD가 이끄는 스튜디오C1은 ”사후 정산 아닌 고정 제작비 계약이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JTBC는 C1을 배제하고 새로운 제작진과 함께 ‘최강야구 2025’를 출범시켰고, 이에 C1은 ‘불꽃야구’라는 유사 포맷으로 맞불을 놨다.

‘불꽃야구’는 기본적으로 ‘최강야구’ 시즌3의 연장선이다. 박용택, 정근우, 신재영 등 주요 선수들이 그대로 출연하고, 하와이 포상휴가-스토브리그 등 시즌을 아우르는 내러티브 구조 역시 유사하다.

제작진의 성명처럼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순수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유튜브 공개라는 선택은 결국 JTBC의 가처분 소송 가능성과 맞물린 ‘퇴로’이기도 하다.

법적 공방은 이제 시작단계다. JTBC는 이미 장시원 PD와 스튜디오C1을 상대로 저작권법, 상표법, 배임 혐의까지 총망라한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이다. 출연진과 구성이 유사한 새로운 프로그램은 ‘저작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플랫폼을 바꾼 불꽃야구는 방송사나 OTT가 아닌 유튜브에서 제작-운영하는 구조다. 스폰서 유치, 직관 수익, 굿즈 판매, 광고 수익 등 수익 모델을 복합적으로 만들지 못하면 ‘한 시즌 반짝 콘텐츠’로 소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꽃야구의 첫 직관 경기였던 지난달 27일 동국대와의 고척돔 매치는 단 5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수억원을 확보했다. 하와이 포상 여행 에피소드도 예고 영상만으로 수십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팬덤의 충성도는 이미 증명된 셈.

하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진다면 플랫폼의 한계, 법적 리스크, 그리고 제작비 회수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 불꽃야구의 미래는 단순한 ‘흥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다. 물론 방송사를 떠나 유튜브에서 성공한 사례도 꽤 있다. 하지만 최강야구의 복사판이나 그림자로, 불꽃처럼 산화하지 않으려면 포맷을 뛰어넘는 창의성과 새로운 재미가 필요하다.

“플레이볼!” 유니폼을 갈아입은 불꽃야구의 경기는 시작됐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시즌을 마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