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농구 대통령’ 허재가 예능에 복귀했다.
19일 방송된 MBN 예능 <뛰어야 산다>에서 허재는 특유의 입담과 유쾌한 분위기로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등장에 반가운 반응이 많다.
이날 방송에서 허재는 스스로를 ‘공포의 삼식이’라고 소개하며 은퇴 후 일상의 단면을 털어놨다. “나가서 할 게 없더라”라면서 그 나이대 은퇴자들이 흔히 겪는 허탈함과 현실도 녹여냈다.
체력에 대해선 “심장이 안 좋아 병원도 다닌다”고 토로하면서도 “내 도전(뛰어야산다)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진심어린 마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복귀를 마냥 반갑게만 바라보기 어려운 이유는 존재한다. 허재는 2022년 프로농구 신생팀 데이원의 창단시 가장 앞에 섰던 인물이다.
구단 창단 기자회견에 나섰고, 방송과 예능에서도 자신을 ‘데이원의 얼굴’처럼 내세웠다. 대중은 자연스럽게 데이원을 ‘허재 농구단’으로 기억했고, 그의 영향력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 구단은 리그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KBL 가입비 일부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위기를 맞았고, 어렵게 시즌에 참여했지만 선수단 임금 체불 등 내부 운영의 심각한 문제가 잇따랐다. 결국 데이원은 리그에서 제명되는 초유의 사태로 농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의 이름과 얼굴로 구단이 주목받았던 만큼, 구단의 몰락에 대한 책임도 분명 있었다.

그럼에도 허재는 한국 농구의 역사에 선수와 감독으로 길이 남을 레전드고, 예능에서도 다양한 능력을 보여준 인물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예능 복귀’가 과거의 무게를 지우는 면죄부처럼 작용할 순 없다. 데이원 사태뿐 아니라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반복된 음주운전과 무면허 사고 등 물의를 일으킨 전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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