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처럼 조용하고, 스포츠카처럼 탄탄한…BMW 뉴 X3의 진화



[스포츠서울 | 글·사진 배우근 기자] 서울 장충동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도심과 고속도로가 섞인 약 120㎞의 여정을 BMW의 대표 중형 SUV ‘X3 20 xDrive’와 함께 달렸다.
새로운 X3는 지난 2017년 출시된 3세대 이후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4세대 모델이다. 단순한 부분 변경을 넘어 플랫폼과 디자인,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까지 모두 업그레이드 됐다.
새로운 X3는 첫인상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면부는 확대된 키드니 그릴에 ‘아이코닉 글로우’ 조명이 감싸며 BMW 특유의 위엄을 보여준다.
옆에서 보면 SUV의 실루엣 속에 세단 비율이 섞여 있어, 단단하고 정제된 인상이 두드러진다. 화살촉 형태의 주간주행등(DRL), T자형을 재해석한 리어램프 등도 BMW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충실히 따른다.



실내는 고급한 미래감각이다. 계기판(12.3인치)과 센터 디스플레이(14.9인치)를 하나로 연결한 커브드 스크린은 시각적으로도 통합감을 준다.
물리버튼을 줄인 대신 BMW OS 9가 직관적인 제어를 지원한다. 다만 공조 버튼 위치는 다소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독일차는 전체적으로 한국적 감성과는 결이 달라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보닛 양쪽이 돋아있어, 심리적으론 차량이 더 크게 느껴진다. 뒤에 앉아보니 2열도 성인 남성도 편안할 만큼 넉넉했고, 트렁크는 기본 570L에서 최대 1700L까지 확장된다.
4세대 신형 X3는 이전 세대보다 차체가 커졌다. 길이는 4755㎜(65㎜↑), 너비 1920㎜(30㎜↑), 높이 1660㎜(15㎜↓)로 세단 느낌도 난다.



한국형 TMAP 기반 내비게이션은 목적지까지 잘 인도하지만, 음성 인식의 경우 내 발음이 시원찮아서 그런지 결국 모니터에서 타이핑했다.
시동을 걸어 가속페달을 밟으니, BMW 특유의 순발력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온다. 반응속도가 민첩하다. 감속페달 역시 즉각적이다.
서울 도심 구간에서는 저속 정차가 반복되는 환경이었지만, X3는 적당한 배기음과 함께 상당히 정숙하다.
2.0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졌고, 노이즈 캔슬링 기술까지 적용돼 엔진음과 노면소음을 말끔히 걸러낸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굵지만 조향 반응은 날카롭다.



영종대교에 들어서자 X3는 또 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자 190마력의 출력이 고르게 터지며 부드럽게 속도를 올렸다. 고속에서도 차체는 안정적이었고, 급차선 변경에도 흔들림이 없다.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AV)이라는 BMW의 정의가 피부로 느껴진다.
돌아오는 길엔 비가 내렸는데, 지면과 밀착해서 미끄리지지 않고 안정감있게 달린다.
BMW X3 20은 세단의 안락함과 BMW 특유의 드라이빙 재미를 동시에 잡은 ‘올라운더’의 면모를 갖췄다. 가족과의 주말 외출부터 혼자 즐기는 와인딩까지 두루 어울리는 차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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