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CEO 브랜드, 더본코리아…브랜드 앞세운 경영 뒤의 구조적 문제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백종원이 광고했으니까 믿고 샀는데…”
식품 광고에 얼굴을 내세운 유명 셰프이자 방송인, 그리고 더본코리아의 CEO 백종원이 최근 잇단 형사 입건과 고발 사태에 휘말리며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금까지 백종원의 이름과 얼굴을 핵심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제품 포장, 간편식 광고, 프랜차이즈 매장 인테리어 곳곳에 등장하는 그의 이미지와 메시지는 ‘믿고 먹는 음식’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거짓 원산지 광고, 표시광고법 위반, 무허가 창고 사용, 산업용 조리기구 표기 기만 등 법적 이슈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이 브랜드의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자연산으로 광고된 새우가 알고 보니 베트남 양식산이었다는 사실, ‘우리 농산물’이라 홍보된 제품에 중국산 고구마가 포함되어 있었다 것.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속았다’는 감정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일반적인 광고 모델이라면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백종원은 단순한 모델이 아닌, 실질적인 경영자인 동시에 ‘홍보의 얼굴’이다. 이는 브랜드 신뢰를 높이는 강점이지만 문제가 발생시 고스란히 비판이 집중되는 구조적 약점을 가진다.
이처럼 방송인이나 연예인 출신 CEO는 브랜드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브랜드의 취약점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방송 이미지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으나, 기업 경영의 모든 리스크를 감내할 전문성·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곧 ‘이미지 기업’의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백종원은 지난 3월 “대표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지만, 고발 및 수사 사안은 현재 진행형이다. 브랜드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광고 문구 정정 이상의 근본적 개선과 투명한 시스템 공개가 요구된다.
제품 포장에 얼굴을 붙이는 노력보다, 경영 시스템 전반의 투명성 및 실질으로 책임지는 체계가 없다면 브랜드의 신뢰는 백종원의 ‘유명세’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비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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