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유럽형 7인승 패밀리 SUV의 표준’을 묻는다면, 푸조 5008은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실용적인 공간 설계, 감성적인 디자인, 도심 친화적인 주행성능까지 담고 있다. 유럽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서울에서, 또 지방 고속도로에서 확인해봤다.

이번 시승은 서울 도심 운행을 포함해 강원도 삼척 일대 왕복까지 약 500㎞ 구간에서 진행됐다. 푸조 5008 SUV GT 트림은 1.2리터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고 있음에도, 도심과 고속을 넘나드는 여정 내내 실력 이상을 보여줬다. 최고 출력 131마력, 최대 토크 23.5kg.m, 복합 연비는 12.1km/ℓ(도심 10.8, 고속 14.2 기준)로, 실측에서도 공인 수치와 큰 차이 없었다.

전장은 4650mm, 전폭 1845mm, 전고 1650mm. 휠베이스는 2840mm로 동급 대비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3열 좌석까지 마련되었지만, 외관은 여전히 날렵하다. 유럽 도심의 좁은 골목길을 누빌 수 있는 차체 비율이 국내 도심 환경에도 제법 잘 어울린다.

실내는 비행기 조종석을 닮았다. 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은 토글스위치가 대시보드 하단에 일렬로 배치되어 있고,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은 감성까지 자극한다. 4가지 테마의 그래픽 변경이 가능하고, 운전자의 감정과 주행 상황에 따라 시각적 경험을 유연하게 바꿔준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전면 DRL과 사자 발톱을 닮은 리어램프는 푸조 특유의 감성을 시각적으로 완성한다. 실내 와인컬러 시트는 셀레베스 블루 외장색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센터 콘솔에는 1.5리터 생수병이 들어가는 대형 수납공간, 접이식 테이블, 열보존 컵홀더 등 소소하지만 유용한 편의장치가 다수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해 차박이나 캠핑 시 장비를 챙기기 용이하다. 실내 정숙성과 고속 안정감은 장거리 주행의 피로도를 확실히 낮춰준다.

푸조 5008은 가족 단위 장거리 여행, 도심 내 출퇴근, 주말 차박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할 수 있는 차량이다.

고성능보다 실용성과 감성을 우선시하는 유럽식 자동차 철학으로 빚은 세련된 감각과 여유로운 공간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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