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티빙 ‘샤크: 더 스톰’을 3년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이 물거품으로만 남았다. 어정쩡한 액션신, 빗나간 메시지, 인위적인 연출까지, 무엇 하나 건질 것이 없다.

웹툰 ‘샤크’를 원작으로 한 ‘샤크: 더 스톰’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21년 공개된 티빙 영화 ‘샤크: 더 비기닝’의 후속편이다. 확장된 세계관과 함께 6부작 시리즈로 돌아왔다. 기존 출연진 김민석과 위하준을 비롯해 시즌1 특별출연이었던 이현욱이 빌런으로 정식 합류했다.

특히 시즌1은 공개 당시 ‘웰메이드’ 액션물로 주목받았다. 학교 폭력 피해자 차우솔(김민석 분)이 종합격투기 챔피언 정도현(위하준 분)을 만나 성장하는 모습이 울림을 줬다.

4년 만에 돌아온 ‘샤크 더 스톰’은 출소 후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차우솔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다. 차우솔의 교도소 동기들이었던 이원준(배명진 분), 한성용(이정현 분), 정상협(박진 분)의 근황도 그려졌다. 불법 격투기 리그를 운영 중인 현우용(이현욱 분)과 엮이며 다시 생존형 전투에 몸을 던지는 게 핵심 줄기다.

그러나 시즌1이 맨몸 액션신의 정수였다면, 시즌2는 ‘무색무취’에 가깝다. ‘샤크’ 시리즈의 강점이던 액션신들마다 슬로우 모션 효과를 줘 속도감이 떨어졌다. 긴박함이 사라졌다. 결정적인 순간, 천천히 다가오는 주먹들은 헛웃음을 불렀다. 대부분의 액션 장면이 그렇다.

후반부 사활이 걸린 단체 액션신도 엉성하다. 차우솔과 현우용의 액션신에 집중할라 치면, 다른 이들의 장면으로 전환됐다. 액션의 스릴감이 반감됐다. 쉴 새 없이 오가는 화면 전환에 집중도가 흐려졌다. 누가 얼마나 맞고 때렸는지 불분명하다 어느 순간, 승패가 차우솔에게 기울었다.

메시지도 와닿지 않는다. 차우솔과 친구들이 보여주는 우정 서사를 이해하는 데 벽이 높다. 특히 학교 폭력 가해자를 공격해 전과가 생긴 차우솔과 다른 재소자들의 사연은 엄연히 다름에도, 내레이션을 통해 이들을 향한 세간의 시선을 꼬집는다. 자칫 범죄에 대한 옹호로도 비춰지는 대목이다. 불편한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특히 시즌1에서 악랄한 폭행범으로 그려진 이원준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나, 문전박대 당하는 장면을 본 차우솔이 그를 측은히 여기는 지점이 작품의 매력을 반감하게 만든다. 작품에선 낙인 이론에 대한 우려를 짚지만, 설명이 미흡한 탓에 누군가의 범죄 전력이 미화될 우려의 소지를 남겼다.

미장센도 아쉽다. 현우용의 사업장부터 요트신까지, 인위적인 느낌이 짙다. 화려하게 꾸몄지만, 결국 ‘세트장’의 티가 과하다. 인위적인 공간에 놓인 캐릭터들이 현실에 붙은 이야기를 펼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샤크: 더 스톰’은 지난 2022년 크랭크업했다. 약 3년간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긴 준비시간이 독이 된 걸까. 작품 말미 시즌 3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어뒀으나, 기대가 뚝 떨어졌다. 공개 하루 만에 실시간 시청 순위 1위를 빼앗겼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