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글·사진 배우근 기자] “깃털처럼 가볍다”는 말은 과장이지만, 그 감각이 진짜에 가깝다. 각진 외골격 때문인지, 페달을 타고 올라오는 느낌은 더 소프트하게 다가온다.

KGM이 야심 차게 선보인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상보다 훨씬 민첩하고 즉각적인 반응, 그리고 ‘전기차 같은’ 승차감이 첫 인상을 기분좋게 결정짓는다.

출발과 동시에 “이게 전기차인가?”라는 착각이 든다. 전기모터가 먼저 움직임을 이끌며 출발이 매우 가볍다. 엔진 개입 없이 모터로만 주행하는 저속 구간은 조용하고 부드럽다. 윙 하는 특유의 전기음과 함께 도심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저속구간이나 정체구간이 많은 도심에 딱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KGM은 중국 BYD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입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1.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130kW급 전기모터, e-DHT(듀얼 모터 하이브리드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엔진 소음이나 진동이 잘 차단되며, 회생제동도 3단계로 조절 가능해 주행 컨트롤이 자연스럽다.

계기판에 뜬 주행 가능 거리 ‘700km+’는 심리적 만족감이 크다. 하이브리드는 마치 두둑한 지갑이나 통장 잔고를 지닌 기분좋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연비도 좋다. 공식 복합연비는 16.6㎞/L(도심)~14.6㎞/L(고속도로)이지만, 시승하고 달려보니 그 이상의 연비 능력을 보였다. 엔진 개입을 최소화한 덕에 전기차급 효율을 체감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용 듀얼 모터 변속기인 e-DHT는 엔진구동을 최소화 하기에, 이번 운행시 70km 이상의 고속이 아니면 엔진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 변속기는 도심주행시 EV 모드로 최대 94%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최고출력은 177마력에 달해,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강력하면서도 가볍게 치고 나갔다. 엔진파워로 시작하지 않기에 매우 정숙한 부분도 장점이다. 고속운행시 엔진과 전기모터가 배턴을 주고받는 과정도 매끄러워 소음과 진동이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시승해 보니,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KGM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기차 같은 주행 감각, 높은 연비, 안정적인 승차감과 공간 활용성까지 고루 갖췄다. 고유가 시대, 합리적 대안을 찾는 소비자에게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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