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박성웅표 “이게 불낙이야?”가 온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MBC 2부작 금토드라마 ‘맹감독의 악플러’(기획 강대선 연출 현솔잎 극본 김담)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배우 박성웅, 박수오, 현솔잎 PD 등이 참석했다.

‘맹감독의 악플러’는 성적 부진으로 퇴출 위기에 놓인 프로농구 감독 맹공(박성웅)이 팀 성적을 위해 자신의 악플러 화진(박수오)과 손잡으며 벌어지는 코미디 작품이다.

지난해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연출 현솔잎 PD는 지난 2018년 배우 이유영, 김선호 주연의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를 만들었다.

이날 현 PD는 당초에는 “농구를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처음 맡게 됐을 때 잠이 안 오더라.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다만 현 PD는 “어릴 적부터 농구 팬이었던 작가와 많은 대화를 통해 극본과 농구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농구 인기에 일조하기를 희망했다.

박성웅은 스타 농구선수 출신이지만 지금은 선수들에게 망언을 퍼붓는 꼰대 감독 맹공 역이다. “허재 감독처럼 엄청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라고 한다. 박성웅은 “선수들이 실수하는 꼴을 못한다. ‘왜 그걸 못해!’ 윽박지르는 감독”이라며 “대신 가정에서는 딸 바보 같은 캐릭터다. 마치 제 실제 모습 같아서 이번에는 연기를 한 적이 없다”고 너스레 떨었다.

주로 참고한 인물도 허재 감독이다. 박성웅은 열성 팬이기도 하다. “허재 감독의 ‘이게 불낙(블락)이야?’를 모토로 했다”는 박성웅은 “팀의 수장이라면 자신의 팀원들을 위해 심판과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 스타일을 보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 중 하나가 코트 위에 서 있는 모습이다. 박성웅은 “제일 어려웠다”며 “농구 감독들이 항상 정장을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데, 이게 또 영화 ‘신세계’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박성웅은 “시청자들에게 실존하는 농구 감독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촬영 전에 감독들의 서 있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박수오는 닉네임 ‘맹꽁멸종단’을 사용하는 악플러 화진 역이다. 맹공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으로 악플러가 됐지만, 맹공을 알아가며 서서히 동정심이 생기게 된다. 박수오는 “악플러 화진과 맹 감독을 만났을 때 고등학생 화진으로 캐릭터가 나뉜다”며 “고등학생이면서도 어른을 구워 삼기도 하는 악랄함을 지니고 있다. 철면피 같은 모습을 최대한 연습했다”고 말했다.

우지원, 이승준, 문경은, 양동근, 조성민 등 농구 레전드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현실감을 높였다. 우지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는다.

박성웅과 박수오가 보여줄 연기 호흡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박수오는 “박성웅 선배를 처음 만났을 때 카리스마에 압도됐다. 대사를 부딪혀 보면 자연스럽게 압도되는 감정을 받았다”며 “화내는 연기를 하실 때 실제로 깜짝 놀라서 그 표정이 생생하게 화면에 담겼다”고 떠올렸다.

박성웅은 후배 박수오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성웅이 1973년생, 박수오는 32세 연하인 2005년생이다. 박성웅은 박수오가 많은 나이 차이에도 “워낙 준비를 철저하게 해와서 잘하더라. 대들 것 다 대들고, 연기할 것 다 하더라”고 했다.

특히 “극본상 제게 욕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 싶어서 대본 리딩 때 뺐다. 그런데 실제 촬영 때 제게 욕을 하더라”면서, 박수오를 바라보며 “왜 욕을 한 거야?”라고 특유의 살벌한 표정으로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박수오는 수줍어하며 “몰입하다 보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는데, 이에 박성웅은 박수오를 향해 “보통내기가 어니다. ‘찐’으로 황당한 표정을 짓게 되더라”고 말하며 후배의 연기 열정을 간접적으로 치켜세웠다. ‘맹감독의 악플러’는 23, 24일 이틀 연속 방송된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