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조기 대선을 앞두고 극장가가 정치색을 입었다. 각자의 신념을 담은 정치 영화들이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개봉날인 지난 21일 극장을 찾았다. 제작자 전한길 강사, 이영돈 PD와 함께했다.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는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배급사인 루디아코프에 따르면 이날 3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20대 전국 대학생들이 자리했다.

현재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는 개봉관 확보를 위해 청소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상영회를 이어가고 있다. 젊은 지지층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제작자들은 현재 2030세대의 여론을 모으기 위해 사비까지 동원해 상영회부터 회식까지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 작품은 부정선거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빈약한 근거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대중적 반응을 일으키진 못할 깃으로 관측된다.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은 지난 14일 일찍감치 개봉했다. ‘다시 만날, 조국’은 검찰 권력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조국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연대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시 만날, 조국’은 지난 21일 기준 누적 관객수 2만239명을 기록했다. 또한 ‘다시 만날, 조국’은 22일 오후 2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에서 1.2%로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오는 30일엔 시민 다큐멘터리 영화 ‘빛의 혁명, 민주주의를 지키다’가 개봉한다. ‘빛의 혁명, 민주주의를 지키다’는 2024년 겨울,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시민들의 저항,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빛의 혁명, 민주주의를 지키다’는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시민들의 ‘응원봉 시위’, ‘아이돌 떼창’, ‘온라인 커피 연대(선결제, 커피차 등)’ 같은 새로운 시민 시위 문화를 조명했다.

더불어 다큐멘터리가 아닌 국내 최초 오컬트 정치 스릴러 ‘신명’도 온다. ‘신명’은 신비로운 힘을 이용해 권력을 쥐려는 여인 윤지희(김규리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윤지희를 둘러싼 거대한 정치적 음모를 파헤치는 저널리스트의 숨막히는 대결을 그렸다. 전통적 오컬트의 요소와 현실 정치 스릴러를 결합한 이 영화는 국내 최초의 시도다. 김규리 역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과감하게 대선을 하루 앞둔 6월 2일 개봉을 예고했다.

지난해 2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앞세운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은 누적 117만명을 기록하며 이례적인 성과를 남겼다. 이는 손익분기점 12만명의 약 10배 가까운 관객수다. ‘건국전쟁’의 이례적인 성공 이후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 ‘퍼스트 레이디’ 등이 차례로 개봉했다. 이어 대선을 약 2주 앞둔 현재 시점 스크린은 정치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앞다퉈 개봉 중이다.

한 극장 관계자 A씨는 “지난해 ‘건국전쟁’의 성공 이후 정치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며 “특히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선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지난해 말 계엄 사태 이후 정치 관련 영화들을 향한 국민적 관심도가 올라갔다. 시기적 특수성을 노린 전략 중 하나”라며 “무엇보다 다른 장르의 영화에 비해 확고한 지지층이 있다”고 해석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