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안타는 김혜성…오타니 라이브 피칭, 641일 만의 실전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투수 오타니’가 돌아왔다.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팔꿈치 수술 이후 641일 만에 타자를 세운 실전 피칭 훈련에 나섰다.
구위는 놀라웠지만, 그 강속구를 뚫은 ‘유일한 타자’는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이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뉴욕 시티필드에서 실전 형태의 라이브 피칭(Live BP)을 진행했다.
상대는 다저스 동료 김혜성, 신인 포수 달튼 러싱, 그리고 오른손 타자 훈련을 위해 특별히 타석에 들어선 팀 코치 JT 왓킨스였다. 이날 오타니는 총 22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은 97마일(약 156.1㎞)에 달했다.
5개의 타석 중 투수 땅볼, 삼진, 삼진, 볼넷, 우전안타 등 다양한 결과가 나왔지만, 유일한 안타는 김혜성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김혜성은 2번째 타석에서 오타니의 공을 받아쳐 우익수 방면 깨끗한 안타를 생산했다.

◇ 동료들도 놀란 오타니의 구위
러싱은 “오타니의 공은 충격적이었다. 그야말로 ‘쇼타임’이었다”며 “스플리터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다 갑자기 아래로 떨어졌다. 정말 특출난 구종”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삼진을 당한 장면조차 “기념이 될 만한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재미있는 장면도 있었다. 코치 JT 왓킨스는 타자로 들어서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냈고, 이를 ‘배트 플립’으로 표현해 오타니의 웃음을 자아냈다. 로버츠 감독은 “그날의 승자는 JT다. 오타니가 그의 바람을 기꺼이 들어줬다”고 농담을 던졌다.
오타니는 이번 라이브 피칭을 통해 2023년 8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타자와 마주했다. 현재 다저스는 그의 투수 복귀 시점을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인 7월 중순으로 보고 있다. 이날 피칭은 ‘성공적인 첫 단추’다.


◇ 안타 맞은 오타니 홈런으로 화풀이?
한편, 이어진 메이저리그(ML) 뉴욕메츠전에서, 오타니는 타자로 활약했다. 다저스의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뉴욕 메츠의 센가 코다이를 상대로 411피트(약 124.3m)의 대형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발사각 31도, 타구 속도는 무려 108.2마일(약 174.1km)였다. 시즌 18호 홈으로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AL)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최근 타격감 저하 평가를 받던 오타니는 이 한방으로 기우를 날려버렸다.
오타니는 향후 라이브 피칭을 몇 차례 더 진행한 뒤, 실제 경기 복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없이 곧바로 ML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날 투수로는 첫 단추, 타자로는 여전한 괴력을 뽐낸 오타니. 그의 ‘양면쇼타임’이 다시 힘차게 시동을 걸고 있다.

반면 타율 0.395의 김혜성은 2연속경기 벤치를 지켰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슈퍼 유틸리티맨이라고 했고, 1주일에 3~4경기 선발출전도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주자·대수비로 여기는 분위기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