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조규성(27·미트윌란)은 2022 카타르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조규성은 카타르월드컵 이후 축구대표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슈퍼스타로 도약했다. 잘생긴 외모에 빼어난 실력까지 선보였고, 이를 발판 삼아 2023년 덴마크 리그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3~2024시즌 12골을 터뜨리며 안착했다. 첫 시즌이었지만 합격점을 줄 만한 활약이었다.

시련은 지난해 비시즌 시작됐다. 조규성 아버지 조채환씨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규성이가 무릎이 안 좋아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이탈리아로 넘어가 한 차례 더 수술을 했다. 그런데 수술 중 수혈받는 과정에서 혈액 감염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 합병증이 생겼고,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규성이도 개인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몸 상태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조규성은 결국 2024~2025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며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시즌 막바지에는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피치를 밟기엔 역부족이었다. A대표팀 시계도 멈췄다. 조규성의 A매치 출전은 지난해 3월26일 태국전이 마지막이다. 1년이 넘도록 대표팀에도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조규성의 1년이 공중 분해됐다.

시즌을 마친 조규성은 국내에 입국하지 않고 유럽에 머물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다행히 최근에는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준비는 했다”라면서 “일단 이번에는 국내에는 들어가지 않고 가족과 유럽에서 휴식을 취하다 6월 팀 훈련에 합류하게 될 것 같다. 다음시즌을 잘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조규성의 부활은 개인을 위해서도,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간절하다. 조규성은 신장 189㎝의 장신에서 나오는 강력한 제공권, 헤더 능력을 보유한 선수다. 화려하지 않아도 주변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에 특화된 선수다. 덴마크 무대에서 경쟁하며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 1998년생으로 아직 젊다. 이대로 사라지기엔 아쉬운 자원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주전 스트라이커가 없다. 이번 소집에 이름을 올린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오현규(헹크)가 있지만 확실한 1번을 가릴 수는 없는 구도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다. 오현규의 경우 카타르월드컵 예비 멤버로 함께했지만 정식 선수는 아니었다. 조규성의 경우 스트라이커 자원 중 찾기 드문 월드컵 ‘유경험자’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월드컵까지는 아직 1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 2025~2026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에서 정상 경기력을 회복한다면 조규성도 대표팀 재승선을 노릴 수 있다.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었고, 골까지 넣은 조규성이 살아난다면 홍명보 감독에게도 선택지가 하나 늘어나게 된다. 조규성이 부활하면 홍 감독도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조규성은 2026 북중미월드컵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의 ‘마지막 퍼즐’이 될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