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예의가 아닌 것 같다.”
KT 문경은(54) 신임 감독이 울분을 토했다. 계약을 위한 기다림은 배신감으로 돌아왔다. 문 감독은 지난 3일간 직접 수원 KT 사무실에 상주하며 허훈(30)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그는 부산 KCC행을 택했다.
문 감독은 28일 KT 사무국이 위치한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허훈이 전날까지만 해도 ‘내일 계약하자’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KCC와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KCC는 이날 오후 허훈과 5년 총액 8억원(연봉 6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T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

KT는 FA 시장 최대어인 허훈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최고 핵심 선수이기도 하다.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감독과 단장을 급하게 바꾸는 강수까지 뒀다. 당연히 허훈이 필요했다.
그러나 결국 빈손이다. 문 감독은 “KT가 빠르게 계약을 마무리해 허훈과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허훈은 핵심 카드였다”고 짚었다.
이어 “처음엔 금액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고, 우리가 먼저 금액을 제시했다. 이후엔 갑자기 더 큰 금액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KT는 올라간 금액 조건까지 수용했다. 문 감독은 “모기업까지 설득해 금액을 맞췄다. 바로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허훈은 ‘오늘은 골프장이니까, 시간이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잠시 뒤 KCC와 계약했다고 하더라. 그 순간 정말 예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 감독은 “우선 지금 있는 선수를 육성하겠다”면서 “남아 있는 FA 선수들과 계약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직 시장에는 김선형, 김낙현 등 좋은 가드가 남아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