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오늘의 여왕은 나야, 나!”

다크호스가 여왕의 왕관을 차지했다. 지난 8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로 열린 ‘경기도지사배(G3, 2000m, 3세, 총상금 5억원)’에서 ‘보령라이트퀸’이 정도윤 기수와 함께 폭발적인 막판 추입으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순간이었다.

주인공 ‘보령라이트퀸’은 삼관 달성에 도전하던 초강세마 ‘판타스틱밸류’를 직선주로에서 따돌리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기록은 2분11초3. ‘트리플 티아라’ 마지막 관문을 화려하게 장식한 영화 같은 명승부였다.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는 지난 2020년 3세 암말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마의 국제화를 도모하기 위해 한국경마에 도입됐다. 이번 경주는 3세 암말 최강자를 가리는 ‘트리플 티아라’의 마지막 관문. 1관문 루나S, 2관문 코리안오크스를 모두 제패한 ‘판타스틱밸류’의 삼관 달성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단승식 1.3배, 연승식 1.1배. ‘그냥 이기는 판’이라는 팬들의 기대 속에 출발 신호가 울렸다.

예상대로 초반 선두권은 ‘오늘도스마일’과 ‘판타스틱밸류’가 주도했다. 후방에 자리 잡은 ‘보령라이트퀸’은 침착하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직선주로 진입 후 외곽에서 날아올랐다. 결승선 100m 지점에서 팬들의 탄성과 함께 ‘판타스틱밸류’를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가 결승선을 돌파했다.

이 기적 같은 장면은 김길중 조교사에게 더욱 특별했다. 무려 21년 조교사 생활 만에 처음으로 들어올린 대상경주 트로피. 특히 내년 6월 은퇴를 앞두고 있는 김 조교사에게 첫 대상경주 우승이란 값진 선물을 선사한 것.

김 조교사는 “무거운 주로를 고려해 외곽에서 전개한 작전이 성공했고, 원정왔음에도 불구하고 ‘보령라이트퀸’의 컨디션이 좋아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라며 “하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꾸준히 노력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항상 말을 아끼는 마음으로 ‘보령라이트퀸’이 남은 경주를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용기를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온다”고 밝혀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정도윤 기수는 “‘보령라이트퀸’은 장거리에 강점이 있다. 오늘 자신 있게 탔고, 말이 정말 잘해줬다”며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웃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 종합 우승은 ‘판타스틱밸류’가 가져갔다. 총점 1095점으로 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보령라이트퀸’은 819점으로 2위, ‘오늘도스마일’은 590점으로 3위에 올랐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