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자립 청년들과의 인연으로 시작
무겁지 않은 코미디로 접근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감동의 서사, 연극 ‘조립식 가족’이 8월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선사한다. 사회 고발 아닌 따뜻한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코미디극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연제작사 창크리에이티브는 ‘조립식 가족’이 8월6일부터 9월4일까지 쉬는 날 없이 서울 대학로 지구인 아트홀에서 공연된다고 밝혔다.
황인엽·정채연·배현성 출연의 동명 드라마와는 다른 스토리다. 연극 ‘조립식 가족’은 보육원을 퇴소한 30대 청년들이 가족을 만들어 가는 내용이다. 2021년도 고양시 지원으로 창작된 작품은 2022년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작품의 탄생 배경에는 창크리에이티브 노주현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공연 제작자이자 피디인 노 대표는 2019년부터 보육원을 퇴소한 청년들의 자립을 도우며 이들의 삶이 매스컴에 공개된 것보다 힘들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다. 그래서 이를 직접 극본으로 쓰고 공연으로까지 만들게 됐다.
주제부터 무겁고,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소재를 다뤄야 했기에, 현실적인 환경의 어려움과 부딪혔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제 주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무리하면서 이번 작품을 올리냐고 질문을 많이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보육원 퇴소 청년들을 주제로 한 게 거의 전무후무하다”라고 설명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그의 뜻은 확고했다. 노 대표는 “만약 제가 영화를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로 만들었을 것이다. 방송을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방송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며 “제가 가지고 있는 재주는 공연을 만드는 데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공연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제 이 작은 재주가 관객들의 마음에 닿아서 부디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수천 명의 보육원 아동과 수천 명의 보육원 퇴소 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기를 희망한다”며 “‘조립식 가족’은 무거운 작품이다. 주제는 무겁지만, 코미디로 풀었다”고 소개했다.
다행히 지속적으로 평단과 관객 반응이 좋았다. 이에 용기를 냈다는 노 대표는 “이번에도 저의 뜻에 선뜻 동참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있어 잘 정리해서 올리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개막 소식과 함께 캐스팅도 공개했다. ▲보육원에서 태어나 안정적으로 취업에 성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정식’ 역 이홍재·유도겸 ▲사회적으로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마흔도 되지 않았는데 네 번째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모세’ 역 허규·허동수 ▲남편이 허구한 날 바람을 피워대는 것도 모자라 시댁에서 구박까지 받아 이혼도 하지 않은 체 ‘정식’의 집에서 빌붙어 사는 술주정뱅이 묘령의 여인 ‘정미’역 윤신주·윤선아 ▲‘정식’과 마찬가지로 보육원에서 태어났지만, 불안한 삶을 이어가며 매번 연애에 실패하는 ‘희정’ 역 김해나·윤예솔이 연기한다.
주관사 한국고아사랑협회 이성남 회장은 “기존 문화콘텐츠에서는 쉽게 다루지 않았던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이야기를 섬세히 담았다. 이번 공연을 통해 보호 대상 아동을 비롯해 입양 문제와 보육원 출신 청년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