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여름 이적시장에 주력 요원을 지키면서 즉시 전력감 수혈에 속도를 내는 K리그1 ‘디펜딩 챔프’ 울산HD가 결속력을 다지는 데 방점을 찍었다. ‘캡틴’이자 정신적 지주인 국가대표 출신 센터백 김영권(35)과 전격적으로 재계약했다.
6일 K리그 이적 시장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은 김영권과 또다른 미래를 약속,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올해를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김영권은 1990년생, 한국 나이로 서른 중반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톱클래스 수비수다. 울산은 김영권을 향한 타 팀의 구애를 의식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1년이 아닌 다년 계약 계약을 제시하며 팀 내 공헌도, 그라운드 안팎 존재 가치를 인정했다. 김영권도 받아들였다. 사실상 울산에서 선수 은퇴까지 바라보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됐다.
울산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알 와슬에서 활약한 또다른 국가대표급 수비수 정승현까지 품는 데 성공했다.<스포츠서울 7월7일 온라인 단독보도> 김영권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만큼 특급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미드필더진엔 보야니치가 재계약을 맺었고, 최전방엔 과거 K리그1,2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브라질 특급 말컹이 합류한다. 상반기 부진했던 울산의 반격이 시작됐다.


김영권의 새 계약은 기존 울산 요원은 물론 ‘신입생’에게 커다란 버팀목이다. 일본, 중국 무대에서 장기간 활약하다가 지난 2022년 홍명보 전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울산을 통해 K리그에 첫선을 보인 김영권은 그해 36경기를 뛰며 팀이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이바지했다. 2023년에도 32경기에 나서 팀의 2연패를 이끌었다. 최우수선수상(MVP)까지 품었다. 특히 그해 여름 중동 한 팀으로부터 거액 오퍼를 받았지만 울산에 잔류한 적이 있다.
지난 시즌엔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김영권은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막판 울산이 3연패를 차지할 때 힘이 됐지만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전만 못 한 활약에 ‘노쇠화’ 얘기도 나왔다. 그는 절치부심했다. 올 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동계전지훈련부터 마음을 다잡고 구슬땀을 흘렸다. 김판곤 감독은 세대교체 기조를 앞세워 대거 베테랑을 정리했지만 김영권은 붙잡았다. 그리고 주장 완장까지 채웠다. 울산은 커다란 변화 물결 속 상반기 K리그1에서 7위로 밀려나는 등 과도기를 겪었는데, 김영권은 관록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았다.


국가대표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2-1 승)에서 역사적인 결승골,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2-1 승)에서 천금의 동점골로 16강 진출을 견인한 김영권은 A매치 통산 112경기(7골)를 뛴 리빙레전드 수비수다. 이제 그의 선수 커리어의 종착역을 울산에서 바라본다.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마지막 꿈을 펼칠 태세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