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여정 마무리…전 세계 창작뮤지컬 한 자리에
전국 뮤지컬 팬들 총 출동…100m 레드카펫 ‘So Hot’
감동·재미·유쾌한 무대 선사…2026년 기대↑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아시아 대표 뮤지컬 축제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18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6월20일부터 7월7일까지 대구 전역을 뮤지컬로 물들인 이번 무대의 피날레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과 차세대 스타들이 장식했다.
7일 대구 북구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제19회 DIMF 어워즈가 열렸다. 지난 한 해 동안 대구에서 공연된 전 세계 작품들을 대상으로 우수 작품·배우들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이 자리는 특별히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을 초대해, 일 년의 시간을 추억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됐다.
가장 먼저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 서울에 비해 다채로운 공연 기회가 부족하기에 일찍부터 뮤지컬 팬들로 공연장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최 측도 배우-관객 간의 직접적인 만남이 귀하다는 것을 인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마당부터 공연장 로비까지 길게 레드카펫을 깔았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100여 명의 배우(대학생 포함)들과 악수하고 셀카도 찍으며 특별한 시간을 즐겼다.

본 시상식은 오후 7시 30분 쇼뮤지컬 Again ‘드림하이’ 팀의 축하공연으로 어워즈의 시작을 알렸다. 노래·랩, 춤 모두 가능한 배우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를 끌어올렸다. 대표 넘버 ‘너의 무대’의 가사 “너의 무대 위에서 미소 짓고 있는 너”는 이 자리를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신인상’ 손우현(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솔지(영웅) ▲‘조연상’ 남경주(히든러브)·박이안(셰익스피스) ▲‘주연상’ 신재범(시디스: 잊혀질 권리)·송유택(설공찬)·장은주(내사랑 옥순씨) ▲‘올해의 스타상’ 강홍석(킹키부츠)·강필석(명성황후)·박건형·최정원·정선아·(이상 시카고)·차지연(광화문연가)였다. 남경주가 진행한 1대1 인터뷰에서 강홍석은 화제의 ‘킹키부츠’의 대표 넘버 ‘Land of Lola’를, 차지연은 ‘서편제’의 ‘살다 보면’의 한소절을 선보여 객석을 들었다 놨다 했다.
특히 남경주는 데뷔 41년 만에 처음 조연상을 받았다. 남경주는 “주목받는 역할을 해오다가 조연으로서 주인공을 바쳐주는 일에 대해 즐거움과 진정한 마음으로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돼 몸둘 바 모르겠다”라며 “한국창작뮤지컬이 뮤지컬의 종주국에서 토니상을 휩쓸며 전성기를 맞았다. 미래를 이끌어갈 후배들이 빛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남 밀양에서 어렵게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룬 장은주는 그토록 바랐던 아버지와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딸이자 엄마가 됐다. 장은주는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나에게 꼭 맞는 옷을 입었고, 70대의 노인 역을 했다. 부족한 ‘옥숙‘이를 너무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대구를 넘어 서울에서, 또 먼 나라에서 아들이 학교에서 당당하게 엄마 직업을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뮤직페스티벌 부문에서는 ▲‘개인 연기상’ 중앙대·단국대 ▲‘특별상’ 연세대 ▲‘단체상’에서 ‘장려상’ 백석대, ‘우수상’ 경성대·한세대, ‘최우수상’ 중앙대 ▲‘문체부장관상’ 단국대가 받았다.
작품 부문에서는 ▲‘외국 뮤지컬’ 중국의 ‘판다’ ▲‘심사위원상’은 ‘요술피리’ ▲‘아성 크리에이터상’은 ‘설공찬’의 김희철 프로듀서 ▲‘창작뮤지컬상’은 셰익스피스가 수상했다. 대망의 ▲‘대상-대구광역시장상’은 헝가리 창작 뮤지컬 ‘테슬라’가 올해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판다’는 DIMF 폐막작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셰익스피스’는 DIMF를 통해 관객들을 처음 만났다.
시상식 후에는 공연장 앞마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제11회 DIMF ‘뮤지컬 스타’ 수상자들의 특별 무대가 펼쳐졌다. 대상의 주인공 한은빈은 솔로무대에서 ‘프랑켄슈타인’의 ‘너의 꿈 속에서’를 열창해 선배 배우들의 극찬을 받았다.
1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DIMF는 내년 20주년으로 다시 대구에서의 새로운 개막을 알렸다. 2026년은 올해보다 더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해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과의 밀접한 만남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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