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초청 투어 공연
전도연·박해수 등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 참여
2026년 호주·뉴욕 등 초청장 확인…세부사항 논의 중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전도연과 박해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 연극 ‘벚꽃동산’이 홍콩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 투어에 나선다. 작품은 LG아트센터 제작, 사이먼 스톤 연출의 극으로, 이번 해외 초청 공연을 통해 K-씨어터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LG아트센터는 ‘벚꽃동산’이 9월19~21일 홍콩문화센터 대극장에서 열리는 홍콩 정부(LCSD) 주최 ‘2025 홍콩 아시아플러스 페스티벌(Asia+ Festival 2025)’ 공식 개막작 선정, 총 3회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어 11월7~9일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에서 세 번의 무대에 오른다. 특히 싱가포르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관 ‘한-싱 수교 5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번 해외 초청 공연은 사이먼 스톤 연출의 현대적인 재해석과 체호프의 고전이 결합해 오늘날 한국의 이야기로 재창조된다. 또한 지난 6월 초연 무대를 꾸몄던 전도연, 박해수를 비롯해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 10명의 배우가 모두 출연해 오리지널 팀의 에너지를 뿜어낼 예정이다.

‘벚꽃동산’은 지난해 6~7월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5%, 총 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 극으로 주목받았다. 전도연과 박해수 등이 출연에 화제성도 잡았다. 공연장엔 연극계는 물론 영화와 방송계 스타 배우들과 거장 감독들까지 극장을 찾아 “공연장이 아니라 영화제 시상식 같다”는 관객 후기가 회자될 정도로 문화예술계 전반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적인 연출가 이보 반 호브는 LG아트센터 서울 개막 첫날 내한해 공연 관람 후 ‘벚꽃동산’을 “위대한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또한 작품을 공동 제작한 2024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2024 Adelaide Festival)이자 현(現) 브리티시 카운슬 예술 부문 디렉터인 루스 맥켄지,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 수석 프로듀서인 마이클 로너간 등 세계 유수의 극장과 페스티벌 프로듀서들도 “가장 인상 깊은 현대 연극 중 하나”라며 찬사를 보냈다.

홍콩 정부 내 축제국의 린다 리 수석 매니저는 “‘벚꽃동산’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큰 관심을 가졌다.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한국 창작진과 협업해 체호프의 고전을 현대 서울이라는 배경 속에서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인상 깊었다”며 “전도연, 박해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뛰어난 캐스트는,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담하고 사려 깊은 시도를 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홍콩 관객들이 사이먼 스톤의 날카로운 예술성과 세계적 수준의 앙상블을 무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페이스 탄 에스플러네이드 프로그램 디렉터는 “안톤 체호프의 시대를 초월한 명작 ‘벚꽃동산’을 사이먼 스톤 연출의 강렬한 해석으로, 싱가포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작품은 에스플러네이드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대규모 한국 연극으로,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담론을 제시하며 예술적으로 영감 넘치는 공연을 싱가포르에 소개하고자 하는 우리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며 “고전 텍스트와 그 안에 담긴 보편적 주제를 오늘의 시선과 현대적 감수성으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자, 싱가포르 관객들에게도 인상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벚꽃동산’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LG아트센터 이현정 센터장은 “’벚꽃동산’은 세계적인 작가이자 연출가와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 만나 100여년 전에 쓰여진 러시아 이야기를 오늘의 한국 이야기로 생생하게 변주해낸 아주 특별한 작품이다. 사이먼 스톤의 현대적인 해석, 한국 배우들의 열연, 사울 킴의 건축 작품에 기반한 독특한 무대와 장영규의 음악까지 모든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배경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협업이 빛을 발한 진정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이러한 부분에 큰 매력을 느낀 세계 유수 극장과 페스티벌들이 잇따라 초청 의사를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아트센터는 지난 25년간 우수한 해외 작품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며 한국 관객들과 우리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과 자극을 주고자 노력해 왔다. 이제는 우리가 만든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공연하며 더 많은 글로벌 관객을 만나도록 힘쓰고자 한다”며 “전 세계 공연계가 주목하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 그리고 한국 최고의 배우들과 창작진들이 함께 만든 이 무대가 K-씨어터의 가능성과 감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벚꽃동산’의 이번 해외 초청 공연은 한국 제작 연극의 지속적인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6년엔 3월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Adelaide Festival)과 9월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로부터 공식 초청 의사를 밝힌 초청장을 확인했다. 공연 기간 등 세부 내용은 협의 중이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