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규, 음주운전 ‘조용히’ 출연…사전제작 믿고 침묵?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송영규가 만취 상태로 약 5㎞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문제는 그가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채 방송에 등장했고, 제작사들은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는 점이다. 개인의 일탈이 공연과 방송, 나아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지적된다.

25일 각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송영규는 지난달 19일 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서 처인구까지 음주 운전을 한 혐의로 수사받았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측정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적발됐으며, 사건은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송영규는 이 같은 사실을 작품 관계자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연극과 드라마에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제작사 쇼노트는 “배우의 일신상 사유로 27일부터 단독 캐스트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이미 매표가 진행된 일정이었던 25일 공연은 불가피하게 송영규가 등장했다.

드라마 업계는 더 큰 혼란에 빠졌다. 그는 지난 21일 첫 방송된 ENA 드라마 ‘아이쇼핑’에서 목사 윤세훈 역으로 출연 중이며, 같은 날 첫 공개된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는 럭비부 감독 김민중 역으로 등장했다. 두 작품 모두 사전 제작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아이쇼핑’ 측은 “극 흐름과 시청자 이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편집하겠다”고 밝혔고, ‘트라이’ 측도 “이미 글로벌 OTT에 송출 준비가 완료돼 당장 편집은 어렵다. 향후 분량은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와 관객, 제작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한 인물이 저지른 범죄가, 공들여 만든 공연과 수많은 스태프의 노력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사전제작’이라는 구조가 배우의 일탈에 일부 여지를 둔 장치로 작동한 점도 안타깝다. 대중에게 영향을 주는 직업군의 일탈과 그에 따른 악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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