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키움에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들이닥쳤다. 주장 송성문(29)과 비(非) 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채 하루도 지나기 전에 에이스 안우진(26)이 어깨 부상이 터졌다.

기껏 차려놓은 잔칫상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는 소식이다. 지난 4일 키움은 “송성문과 계약기간 6년, 연봉 120억 전액 보장 조건으로 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송성문 메이저리그(ML) 진출설’에 못 박으며 반등을 꾀하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안우진이 오른쪽 어깨 부상 소식이 퍼졌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우진은 명실상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2023년에는 총 24경기에 나서 9승7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며 키움 에이스로 군림했다. 현재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데, 다음 달 17일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올시즌 1군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져 야구계 안팎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설종진 감독 대행도 “아마 9월 중순에 합류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상황 봐서 한, 두게임 정도 나올 것 같다. 내년을 위해서 컨디션 차원으로 한번 보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우진 역시 개인 SNS를 통해 투구 훈련 소식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특히 패스트볼 구속은 무려 157㎞까지 찍혔다. 그런데 지난 2일 퓨처스팀 내 자체 청백전에 1이닝을 소화한 뒤 어깨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상 과정이다. 당시 청백전에서 패한 팀이 펑고(코치가 직접 공을 쳐 주는 방식의 수비 훈련) 훈련 벌칙을 받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안우진이 속한 팀이 패한 것.

이 과정에서 안우진도 동료 선수들과 함께 펑고를 받는 중 넘어져 어깨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투수가 굳이 펑고를 받았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오른쪽 어깨 부상을 입은 건 맞다”며 “오전에 검진 예정이다. 결과가 나오면 정리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시즌 키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29승4무71패)로, 승률 3할마저 무너졌다. 현 상황에서 송성문의 키움 잔류와 더불어 안우진의 복귀는 ‘한 줄기의 빛’이나 다름없었다. 안일한 운영이 초래한 인재(人災)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