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캄보디아 김연아’ 스롱 피아비(34·우리금융캐피탈)가 여자 프로당구 LPBA 통산 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피아비는 10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킨텍스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PBA 3차 투어 ‘올바른생활카드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와 겨뤄 세트스코어 4-1(11-3 2-11 11-5 11-1 11-6) 승리를 거두며 우승했다.

지난달 2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이번시즌 첫 승이자 통산 8승을 달성한 그는 한 달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추가, 부진의 터널에서 완벽하게 벗어났음을 증명했다. 우승 상금 4000만 원을 추가한 그는 누적 상금 3억6282만 원이 됐다.

이전까지 피아비는 역대 김민아와 결승에서 두 번 모두 진 적이 있다. 이날은 다른 흐름이었다. 79분 만에 끝냈다. 역대 결승전 최단 시간 2위다. 1위는 이번시즌 개막전(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김가영(하나카드)이 기록한 76분이다.

김민아는 지난시즌 ‘왕중왕전’격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 이후 146일 만에 개인 투어 결승에 올랐으나 또다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피아비와 김민아는 1,2세트를 나눠 가지며 초반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3세트부터 피아비가 경기를 지배했다. 7이닝 승부 끝에 11-5로 웃은 그는 4세트에도 첫 이닝에 터진 하이런 5점을 앞세워 11-1(7이닝)로 손쉽게 김민아를 제압했다.

피아비는 5세트 1이닝에 김민아가 4점을 기록했지만 곧바로 4점으로 응수했다. 이후 하이런 7점을 묶어 3이닝 만에 11-4, 경기를 끝냈다.

그는 우승 직후 “이전엔 경기가 밀리면 스스로 압박을 받고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싸웠다”라며 “당구는 멘탈 싸움이다. 잘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냈다”며 스스로 성숙해졌음을 언급했다.

LPBA 입성 초반 김가영과 ‘양강’ 체제를 구축하는 듯했던 피아비는 지난시즌 무관으로 추락했다. 그사이 김가영은 7개 투어 연속 우승 대업을 이뤘다. 이번시즌 개막전도 김가영이 우승하며 8개 투어 연속 챔피언이 됐다.

그러다가 지난 2차 투어에서 1년 5개월 만에 우승했는데 고국인 캄보디아에서 남편과 함께 진행한 사업이 실패하는 등 가정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시즌 당구에 몰입할 수 없었던 환경을 고백한 것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큐를 잡았는데 이번시즌 2승째를 거두면서 부활을 알리고 있다.

피아비는 “(2차 투어에서) 우승했을 때도 (가정사가) 정리 된 상태였다. 나만 잘하고, 행복하자는 생각으로 지낸다.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게 많지만 내려놨다”며 “가족과 나만 생각하며 당구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남은 시간에 봉사활동만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