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손흥민은 축구 지능과 경험, 기술, 체력 모두 갖춘 선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선발 데뷔전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올린 손흥민(33·LAFC)의 활약에 ‘수장’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 있는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27라운드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원정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리그에서 4경기 만에 승수쌓기에 성공한 LAFC는 11승7무6패(승점 40)를 기록, 서부 콘퍼런스 5위를 마크했다.
직전 시카고 파이어와 원정 경기(2-2 무)에서 후반 교체로 출전해 MLS 데뷔전을 치른 그는 2경기 만에 선발로 나섰다. 득점은 없었지만 선제 결승골의 기점 노릇을 하고 쐐기포를 어시스트하는 등 조력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좌우 윙어로 나선 드니 부앙가,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춘 그는 전반 상대 압박에 팀이 고전하자 2선으로 내려와 플레이메이커 구실까지 했다. 전반 팀이 기록한 두 차례 슛 모두 손흥민의 발을 거쳤다.
결국 후반 5분 LAFC가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문전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수비수 맷 폴스터와 겨뤘다. 폴스터 발에 맞고 공이 뒤로 흘렀는데 미드필더 마르코 델가도가 낚아채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아르탐 스몰리아코프의 왼쪽 크로스 때 노마크 헤더 슛으로 득점을 노렸는데,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러나 곧바로 공격 포인트를 수확했다. 역습 기회에서 왼쪽으로 쇄도한 마티유 초니에르에게 내줬다. 그가 달려들며 마무리, 손흥민의 1호 도움으로 기록됐다.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 격인 ‘플레이오 오브 더 매치(POM)’에 선정됐다. 득점에 관여했을 뿐 아니라 드리블 100% 성공(4회), 기회 창출 5회 등 흐름을 바꾸는 공격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MLS 접수가 시작됐음을 느끼게 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은 오늘 골 운이 없었다. 어시스트도 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완급 조절을 하면서 윙어와 호흡을 맞추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손흥민이 그간 쌓아온 기술과 속도, 마무리 능력, 경험을 모두 얻었다”며 기뻐했다. 쐐기포를 넣은 초니에르도 “손흥민이 골을 넣지 않아도 경기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 크다”면서 존재 가치를 인정했다.
MLS 무대 적응 속도를 높인 손흥민은 오는 24일 FC댈러스와 원정 경기에서 데뷔골까지 노린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이 어려운 장거리 원정을 지속하면 지칠 수 있지만 스스로 잘 관리할 것”이라며 이동 거리가 먼 MLS 특성을 잘 극복하기를 바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