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올해 상반기 출생아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유통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한때 침체기에 빠졌던 가전·가구 등 혼수 매출은 물론 키즈·베이비 시장 매출도 대폭 증가했다. 30대를 중심으로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올해 6월 출생아 수는 1만 9953명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한 수치이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1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 증가율이다. 출생아 수 역시 12개월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어 ‘반짝’하고 끝나는 수준이 아니다. 상반기에 12만 6000여 명이 태어나 전년 대비 7.4%가 증가했다.
이유가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미뤄뒀던 혼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출생아 수가 70만 명을 넘었던 1990년대 초반, ‘에코붐 세대’가 출산 연령이 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분만 예정자가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당분간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신혼부부를 겨냥한 가전 가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4일까지 전점에서 ‘라이프스타일 위크’를 연다. 프리미엄 가구와 생활 가전 브랜드가 대거 참여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인기 상품을 최대 60% 할인하고, 10%에 달하는 사은행사까지 더해 혼수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올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가전·가구·주방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상승했다.
특히 혼수 대표 품목으로 꼽히는 삼성, 로보락 등 인기 가전 브랜드들과 에싸, 자코모 등 소파 브랜드들이 높은 신장세를 견인했다. 필수 혼수에 과감히 투자하는 트렌드로 USM, 제네바 등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들도 잘 팔렸다. 신세계백화점 이은영 라이프스타일 담당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혼인 및 이사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라이프스타일 위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키즈·베이비 시장 공략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1조 8410억 원) 대비 38% 성장한 약 2조 539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롯데백화점은 미국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 ‘미샤앤퍼프(Misha & Puff)’를 본점에 유치해 국내 첫 팝업스토어 매장을 오는 12월 4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29CM’는 지난달 29일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오픈했다. 지난해부터 베이비(0~2세)부터 키즈(2~7세)까지를 대상으로 한 키즈 브랜드 셀렉션을 선보인 것의 연장선이다. 29CM가 기존 쇼룸으로 운영하던 ‘이구성수’ 자리를 리모델링해 340㎡(약 103평) 규모의 2층 매장으로 조성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대비 10배(929%)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미 프로야구(MLB) 인기 구단 브랜드를 결합한 ‘MLB키즈’ 상품 역시 돋보인다. 활동적인 저학년 여아부터 개성을 중시하는 고학년 여아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겨냥, 트렌디한 최신 상품을 내놨다. 대표 상품인 ‘스트릿 베이직 여아 레이어드 맨투맨’에서부터 25 F/W 신상 볼캡 등 ‘걸스크루’ 컬렉션을 선보였다. MLB키즈 관계자는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가는 소녀들을 위해 이번 컬렉션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