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6위, 가을야구 탈락 위기
5인방, 대부분 지난시즌 ‘뜬’ 선수들
일어설 시간 필요한데, 시간이 없다
김태형 감독 “선수들 믿는다”

[스포츠서울 | 사직=박연준 기자] 하락세 롯데다. 전반기만 해도 3위 자리를 지켰다.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이 당연해 보였다. 후반기 들어 연패에 빠졌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까지 겹쳤다. 어느새 6위까지 내려앉았다.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하다. 롯데가 갑자기 떨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올시즌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한 경기라도 더 이겨야 하는데, 지난 주중 한화와 2연전 허무하게 졌다. 최근 경기력이 말이 아니다. ‘프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는 5실책을 했다. 경기 후 광주 KIA전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데, ‘집합’을 진행했다. 김 감독이 ‘집중력’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선수단 전원 야간 특별 훈련에 돌입했다. 어떻게든 바뀌려고 노력은 한다.
롯데가 ‘위기’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왜’ 내려갔는지가 의문이다. 분명 올시즌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봄에만 강하다는 ‘봄데’ 오명도 뗐다. 시즌이 곧 끝난다. 눈앞에서 가을야구 진출을 놓칠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이 진단한 문제는 선수들의 ‘자신감’ 하락이다. 특히 ‘윤-나-고-황-손’으로 불리는 5인방.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이 힘을 내지 못한다. 올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활약을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특히 8월 이후 이들의 장점이던 끈질김과 집중력이 사라졌다. 김태형 감독은 “네 명 모두 지난해 정말 잘해줬다. 올해는 본인들이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기대했던 성적이 안 나오니 의기소침해진 것 같다”고 했다.
수치도 이를 증명한다. 특히 ‘뒷심’이 부족하다. 올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7~9회 타율이 0.280(1위)으로 훌륭했다. 불펜 상대 타율도 0.283(2위), 득점권 0.283(1위)이었다.
8월 이후에는 얘기가 다르다. 경기 후반 타율이 0.211(9위), 득점권 타율 0.227(10위)까지 떨어진다. 확실히 5인방 타격감이 주춤하니, 팀도 힘을 못 내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이들이 부상으로 빠졌다가 복귀한 뒤에도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승부처 상황에서 해결하는 능력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섯 선수 모두 지난시즌 ‘확’ 뜬 선수들이다. ‘연속성’이라 한다. 2년 연속 꾸준히 잘하기란 쉽지 않다. 이제 자라나는 새싹 같은 선수들이다. ‘2년 차 징크스’ 개념처럼 부침을 겪는 것은 당연한 과정일 수 있다.
그런데 팀 상황이 급하다. 가을야구 진출이 점점 멀어진다. 남은 경기가 얼마 없다. 조급한 이유다. 마냥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없다. 언제까지 이들이 살아나길 바라기만 해야 하는가. 단순 ‘징크스’로 치부하기엔 그동안 걸어온 길이 나쁘지 않았다. 얼른 ‘반전’을 일궈야 한다.
김 감독은 끝까지 신뢰를 보낸다. 포기하지 않는다. “잘하는 팀은 하락세에도 다시 일어선다. 얼른 풀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올시즌마저 탈락하면 8년 연속 ‘빈손’이다.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매진되던 사직이다. 최근에는 빈자리가 꽤 보인다. 변화가 없으면 팬들도 돌아선다. 하루빨리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롯데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