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9월부터 11월 사이, 이때 바짝 해야 한다. 히트작이 있어야 한다.”

방송 3사 대상을 모두 거머쥔 경험이 있는 방송인 이경규는 과거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연말 시상식의 영예는 결국 이 시기에 폭발적인 화제성과 존재감을 증명한 이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기안84가 거론된다.

기안84의 활약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와 ‘나 혼자 산다’에서 대중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며 2023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시상식 무대에서 기안84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TV를 보던 기억을 떠올리며 “돌아가실 때까지 용돈을 한 번도 못 드렸다. 생전에 잘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못한 게 너무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혀 깊은 울림을 남기기도 했다.

대상 이후에도 기안84의 존재감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5월 방송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는 수도권 가구 시청률 5.9%를 기록하며 시즌 최고치를 경신했다. 2049 시청률 역시 3.0%로 자체 기록을 새로 쓰며 젊은 시청자층까지 사로잡았다.

여행의 낯선 풍경보다 더 강렬했던 건 기안84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과 거침없는 태도였다. 의도치 않은 웃음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들이 프로그램의 상징이 됐다.

기안84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공고히 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장수 예능 속에서도 그는 ‘생활 예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꾸밈없는 모습, 출연진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자연스러운 웃음은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단순히 오래 출연한 멤버가 아니라, 매회 화제성을 끌어내는 핵심 인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11월 MBC ‘극한84’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을 확장한 이번 프로그램은 42.195km를 넘어서는 ‘초극한 러닝 예능’을 표방한다.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 한계에 도전하는 기안84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으로 세계를 품었던 ‘태계일주’, 일상 속 진솔함을 보여준 ‘나 혼자 산다’ 그리고 한계를 시험하는 ‘극한84’까지, 올해 기안84의 행보는 삼각 편대로 완성된다.

결국 대상의 관건은 시청자와 업계가 기안84의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태계일주4’의 성과, ‘나 혼자 산다’의 지속력, ‘극한84’의 신선함이 맞물린다면, 기안84는 또 한 번 MBC 연예대상 무대에서 가장 유력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기안84의 도전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는 연말 무대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올해 연예대상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